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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센터가 내담자(상담받기 위하여 방문한 사람)와의 상담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무단으로 이용하여 책을 저술할 때 사용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31794 사건이다.
위 민사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제1심법원과 같이 위자료로써 1천만 원의 지급할 것을 선고하였다.
1.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1호의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되고 있다.
위 사안에서 법원은 내담자의 나이, 가족관계, 학력, 성장기, 유학과정의 경험담, 가치관, 현재 직종과 근무회사, 연애 성향과 이성관, 종교관, 각종 고민거리 등 신상정보가 담겨있는 녹취록도 개인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2. 위 법 제2조 제5호의 '개인정보처리자'란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파일을 운용하기 위하여 스스로 또는 다른 사람을 통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도 위 법상의 '개인정보처리자'가 된다.
3. 위 법은 제15조[개인정보의 수집-이용], 제16조[개인정보의 수집 제한], 제17조[개인정보의 제공] 등의 규정을 통하여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의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4. 법원은 위자료 인정의 이유를 '상담자의 비밀엄수의무와 내담자의 신뢰보호에 대한 몰각의 정도가 심각할 뿐 아니라 제3자에게 전파된 개인정보에 대한 식별가능성의 정도, 책자 배포로 이어진 2차 유출 경위 등 제반사정에 비춰 위자료를 1천만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형태의 개인정보가 오-남용된 데 대하여는, 위 사안과 같은 방향의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다만, 데이터의 가치를 원유로 볼 수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그 동안 우리나라의 개인정보 보호법 등은 데이터의 활용을 지나치게 억눌렀었는데, 얼마 전 국회에서의 개정을 통하여 앞으로 활용의 문호가 넓게 열리기 시작한 점에 대하여는 환영하는 마음이다.
미래는 또 어떻게 변화하여 나갈 것인지....
글ㅣ김학민, 변호사
<필자 소개>
법무법인 필로스 시니어 변호사, 전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영국 레딩대학교 ICMA 센터 파생금융상품 연수 논문 : 다이아몬드 펀드 사례를 통하여 본 키코상품구조의 불공정여부 검토(2011. 7. 25.자 법률신문) 저서 : CEO를 위한 회사법이야기(진원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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