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정원을 갖게 된다면 어떠한 스타일로 꾸미는 것이 좋을까? 지난 회에서는 정원 만들기의 첫 단계, 땅의 환경과 이용하는 사람의 특성 파악하기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이런 저런 요건들과 필요사항들을 글로서 정리를 해보았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정원 이미지 작업을 해야 할 차례이다.
보통 예쁜 정원이라 하면 막연하게 넓은 잔디밭에 소나무 한 그루, 키가 작은 꽃이 핀 나무들을 상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건축에 다양한 양식이 존재하듯, 정원에도 깊은 역사와 양식이 있다.
정원의 시초는 고대그리스 시대로 올라간다. 우리가 그리스나 이탈리아 여행에 갈 때 빼놓지 않고 가는 그리스의 아고라, 포마의 폼페이가 그것이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지만, 수목을 열식하고 기하학적 설계를 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중세시대는 종교가 지배했던 시기로서, 실용적 정원이 형성되었다. 수도원에서는 채소원, 약초원 등 실용적인 정원을 꾸몄고, 성당의 재단장식을 위해 백합, 장미, 작약, 정향, 빈카마이너 등을 식재하였다. 그리고 중세시대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곽 외곽에 연못을 파놓는 해자 양식이 나타나게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정원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과 문화가 찬란하게 발달한 시기이다. 이에 지금까지도 고급주택 정원에서는 르네상스 정원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다. 그만큼 화려하고 웅장한 분위기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대 정원은 엄격한 황금비율(1:1.1618)을 준수하고 짙은 상록활엽수와 대리석으로 시각적인 대비를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빌라 티몰리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기하학식 정원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의 르 노트르(André Le Nôtre)에 의해 탄생한 대표적인 기하학식 정원은 바로 프랑스의 베르사유 정원이다. 이 정원은 유럽의 여러 왕국들로 퍼져 나갔고, 하나의 양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다음으로 영국의 자연풍경식 정원을 들 수 있다. 이 정원 또한 현대 주택정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양식이다. 낭만주의적 문학에 영향을 받아 발달한 양식인데, 자연을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닌, 잔디를 밟고 운동하고 채소를 가꾸고자 하는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자연형태의 연못, 폭포, 산책길은 인위적인 요소가 최소한 배제된 느낌을 주어 매우 편안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으로 현대 주택정원을 들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도시계획에서 나타난 조경스타일인데,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택정원들을 떠올리면 쉽다.
이렇게 서양식 정원은 크게 기하학식, 자연풍경식, 현대식 정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신의 주택이 목가적인 형태와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면 자연풍경식의 정원으로 꾸며야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반대로 매우 모던하고 세련된 외관의 주택이라면 현대식 정원으로 꾸미고, 고풍스러운 이미지의 건물이라면 기하학식 정원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동양식 정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글| 이세미
<필자소개>
환경조경디자인을 전공하였고 조경설계 및 시공현장 근무 경력이 있으며, 현재 수원대학교 화훼조형학전공 외래교수 및 실내조경 디렉팅을 겸하고 있는 건설기술인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전공, 동대학원 환경조경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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