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순간] 연봉협상의 진실

박지순 발행인 승인 2019.02.28 00:00 | 최종 수정 2138.05.27 00:00 의견 0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한 번쯤 이직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만족스러운 연봉으로 이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령 이직 사유가 연봉이 아닌 경우에도, 원하는 수준의 오퍼를 받지 못하면 입사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연봉은 직장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척도 중에 수치화가 가능해서 기대치보다 낮은 연봉을 제안받으면 일단 기분부터 언짢다.

'도대체 날 뭘로 보는 거야!'라고 제안을 준 기업에 대해서 실망하게 된다.

대부분의 민간기업들이 근무연수가 지나면 급여도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호봉제를 탈피했다. 개인과 조직의 실적에 따라 근무 평정을 하고 동일한 경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업무의 경중 및 직책, 성과에 따라 급여가 차등 지급된다.

이렇듯 직장인은 몸 담고 있는 기업의 규모 및 실적, 성과의 평가에 의해 각기 다른 연봉을 받고 있다. 기업마다 연봉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이직자들은 연봉협상이 필요하다.

연봉협상의 일반적인 기준은 고정급을 기준으로 한다. 고정급은 기본급과 고정 상여금으로 구성된다고정 상여금은 기본급과 연동되는 특근이나 야근수당 등의 초과근무수당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알려져 있다. 전체 급여 중에 기본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별로 다른데, 해당 비중이 기형적으로 낮은 기업이 간혹 있다. 이러한 기업의 근무자들은 반드시 고정급을 잘 따져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

협상의 기준은 변하지 않는 고정된 모든 급여인데 서류상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경력자는 기업에서 법인카드로 일정 금액을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계약했다며 본인의 연봉에 포함시키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연봉계약서에 기재되어 있을 확률은 없다. 왜냐하면 개인적인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점은 징계감이어서 증빙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력자는 본인의 연봉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 회사에서 매월 별도로 현금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기도한다. 하지만 이 역시 증명하지 못하면 고정급에서 제외된다.

연봉에는 고정급 이외에 변동성이 있는 성과급이 포함된다. 조직 및 개인의 실적에 따라서 지급되는데, 못 받는 경우도 있고 일정 금액이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매년 평균적으로 받았다며 협상의 변수로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력자도 있는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제외된다.

왜냐하면 변동 성과급은 기존에 몸 담고 있는 기업에서의 성과를 통해서 지급받은 것이라서, 이직하려는 기업이 그 부분을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소들로 보통 대기업에서 높은 성과급을 받고 있는 경력자들의 이직은 쉽지 않다.

연봉협상에서 확인해야할 사항중에, 연봉과는 별도로 현금성 요소가 지급되는지 여부가 있다.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연봉과는 별도로 현금을 지급하여 급여를 보존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식대나 교통비의 경우 급여에 포함시키는 경우와 아닌 경우도 있다.

퇴직금 관련 사항도 확인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이직이 잦은 특수 전문직인 경우, 연봉 계약 시에 퇴직금을 포함한 총연봉의 13 분의 1을 월급여로 지급받고 1 년 만기 근속하면 나머지를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일반직인 경우는 퇴직금 별도의 연봉 계약이 대부분이지만 확인해서 손해 볼 일은 없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력자를 영입할 때 적게는 3에서 5 % 많게는 10에서 20 % 수준으로 연봉을 높여서 제안한다. 그런데 평균적으로 10% 안쪽에서 이루어진다. 아무 이유 없이 20% 이상의 오퍼를 주는 기업은 없다. 파격적인 제안에는 입사해서 풀어야 할 힘들고 고된 숙제들이 기다리기 마련이다.

연봉협상에선 시점상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특히 연말에 이직을 시도하는 경력자들은 현재 재직 중인 기업 기준으로 차기 연도에 받을 수 있는 각종 혜택들을 계산에 넣기도 한다. 예를 들면, 올해 승진대상자여서 내년에는 승진 가능성이 있다든지, 기업실적이 좋아서 연봉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라든지 하는 사내 소문들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상황들을 감안해 줄 기업은 없기에, 위의 부분들은 깔끔하게 잊어야 한다. 반대의 경우 중에 이직하여 근무한 지 몇 개월밖에 안됐지만 부서 실적이 좋아서 해당 근무기간만큼 인센티브를 받는 행운도 생기게 되니, 미래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물론 차기연도의 연봉 인상률과 이직에 따른 인상 기대치는 정성적 수준에서 어느 기업이든 고민하고 감안한다. 기업은 유능한 인재를 쉽게 놓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연봉은 여러 가지 변수들의 결과물이어서 향후 유리한 연봉협상을 위해서는 연봉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다.

우선, 현 직장에서 본인이 주도할 수 있는 전문분야를 잡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 경력자를 구하는 기업은 성과를 사려는 것이지 단순 관리자를 원하지 않는다. 확실한 본인 주도의 성과가 있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그리고 직책이다. 팀장 및 본부장 등은 별도의 보상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재직 중인 기업에서 직책자로서의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보기를  권한다. 많은 기업들이 외부 경력자로 팀장을 찾을 때, 해당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직 희망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 중 하나가 교육과 관련한 자기계발 경험이 연봉 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가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원이나 단기 어학연수 및 전문가 과정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 소지자가 아니라면 연봉과 직결되지 않는다.

우스갯소리로 "직장인의 연봉은 받는 스트레스만큼"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받고 있는 연봉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은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가올 협상 테이블 위에서는 보다 냉철해 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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