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에 따르면 ‘꼰대’는 원래 서울에서 도시 하층민들이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은어였다고 한다. 1980년대 까지는 청소년들이 남자 어른을 가리키는 은어로 쓰였으며, 최근에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강요하는 직장상사 또는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형되었다.
어원을 따지는 것조차 꼰대라고 할 정도이니 더 이상 어원은 찾지 말아야겠다. 대신 꼰대가 진짜 무엇인지, 꼰대가 왜 이렇게 일상어가 되었는지는 알아보려고 한다.
꼰대가 뭐지?
2018년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실시한 ‘꼰대 관련 인식조사’에 따르면 꼰대의 전형적인 특징은 ‘타인의 인생에 개입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내려는 행동’이라고 한다. 이 조사를 실시한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해석에 따르면 꼰대는 명품이나 고가의 제품을 소유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신보다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 개입하는 직접적인 방법을 선호한다고 한다.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 등 나이가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나이가 어리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에게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행동은 인류의 시작부터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이 지금처럼 ‘꼰대’라는 부정적 이름으로 불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거부감만 가득하게 보이는 것일까?
꼰대가 없었던 시절이 있었을까?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 등의 의견과 지식이 정답인 시절이 있었다. 통제된 정보의 세상에 살던 시절에는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은 자식, 학생, 부하, 후배의 그것보다 월등했다. 그들은 경험을 통해 실패에 이르는 길을 알고 있었고, 정답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변화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그 무엇도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들이 알려주는 정답이라는 것이 틀린 세상이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도, 좋은 대학을 나와도, 안정된 직장이라는 것을 가져도 잘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결국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의 권위가 사라졌다. 자식, 학생, 부하, 후배는 다른 방법으로 권위있는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혹자는 이들을 멘토(Mentor)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와 자식, 학생, 부하, 후배 간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는 조언이라고 부르지만 자식, 학생, 부하, 후배는 이를 간섭이라고 부른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 세상, 4차 산업혁명, 언택트, 지식정보사회인 지금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그 이전 과거에도 세대 간의 갈등은 늘 있었고, 늘 사회문제였다. 다만 지금과 같은 변화의 가속화 시대에는 갈등의 골이 조금 더 깊은 것이다.
꼰대 솔루션을 알려주마!
그럼 꼰대가 되지 않는, 또는 꼰대처럼 보이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아주 간단한 질문이다. 그냥 꼰대의 특성이 무엇인지 알고 그 반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우선 꼰대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럼 세상에는 정해진 정답이 없으며 내가 알고 있는 것도 정답이 아닐 수 있음과 나보다 어리고 지위가 낮은 사람의 의견이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된다.
다음 꼰대는 일방적인 소통을 한다고 한다. 그럼 반대로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고, 과시적이거나 다소 폭력적인 언어를 쓰기 보다는 부드러운 말투와 상대방이 원하는 의견이 무엇인지 먼저 물어본 다름 조심스럽게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그런데 너는 꼰대가 아닌 줄 알았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수없이 많은 말들 중에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말의 하나는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모든 문제의 시작을 알 수 있다. 꼰대 문제도 이 역지사지로 접근하면 해결책은 바로 눈앞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부모, 선생님, 상사, 선배만 꼰대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자식, 학생, 부하, 후배가 오히려 저들에게 꼰대가 될 수도 있다. ‘젊은 꼰대’라는 말이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닐 테니까.
글 | 정천(靜天)
<필자 소개>
재수를 거쳐 입학한 대학시절, IMF 때문에 낭만과 철학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살다가, 답답한 마음에 읽게 된 몇 권의 책이 세상살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바꿔주었다. 두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 지금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16년 차 직장인이며 컴플라이언스, 공정거래, 자산관리, 감사, 윤리경영, 마케팅 등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일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며, 팟캐스트, 블로그, 유튜브, 컬럼리스트 활동과 가끔 서는 대학강단에서 자신의 꿈을 <Mr. Motivation>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 출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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