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영의 ‘방황하는 청년들의 취업이야기'] 덕질은 나의 힘!

박신영 전문위원 승인 2024.08.27 17:11 의견 0


누구나 한 번쯤 덕질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사춘기 몽글몽글한 에너지가 왕성해질 때면.

‘덕질’이란 ‘오타쿠’라는 일본어가 변화해 만들어진 용어로 ‘깊게 파고든다’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주로 아이돌이 대상이었다면 이제 유튜버, 배우 하물며 정치인 까지 대상이 확대되고, 나이와 장소의 벽을 넘어 글로벌 세상에서 누구나 쉽게 덕질이 가능해졌다.

한 때 기업들이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덕업일치’ 인재를 선호하던 시절이 있었다.

만일 ‘아이돌을 덕질하던 학생이 개발자가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메이지’는 상담횟수가 가장 많았던 수강생이다.

본인이 원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나의 요청으로 상담이 이루어졌다.

그 이유는 ‘덕질’이라는 경험이 언젠가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의 집요한 미팅 요청에 ‘메이지’는 한 번도 부담스러워 한 적도 거절한 적도 없다.

다만, ‘메이지’에겐 결정적인 약점이 하나 있었다. 액션은 빠르나, 준비나 전략이 부족했다.

120군데 지원에 40군데 면접을 진행하면서 모조리 다 불합격한 것이다.

컴퓨터 전공자라는 장점이 면접장까지 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지만,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 이유는 주니어적인 마인드와 면접 준비 부족 때문이었다.

그래도 40번의 탈락은 ‘메이지’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 두드림의 끝에 인턴이지만 판교 IT기업에 입사하게 된다. 졸업 후 개발자로 취업을 준비한지 1년 만이다.

취업에 있어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개발 실력이 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였습니다.

두 번째 인턴으로 일했던 스타트업에서 퍼블리싱 업무를 하면서 FE 관련 확장성이 부족하다 보니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았어요. 방향성을 잃기 시작한 거죠.”

그때 첫 회사 사수의 연락이 왔다.

“제가 추천받은 공고는 5년 차 이상만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었지만, 사수님이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추천하셨어요. (커리어 매니저님이 여러 번 강조하셨던 대로)

저는 면접관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어떻게 간결하게 쓸지를 많이 고민했고, 제가 원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게 이력서를 작성했어요. 우선 스타트업 인턴으로 일할 때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했던 프로세스를 조목조목 이력서에 작성했죠. 아마 그 부분을 팀장님이 매우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신입인데도 더 나은 방향이 있으면 제안을 하고, 기술 도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드셨다고 해요.”

그렇게 ‘메이지’는 첫 인턴으로 일했던 판교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정규직 신입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돌아보면 인생의 첫 행운은 ‘좋은 사수’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많은 분들이 동의할 것이다.

지나보니 네카라쿠배 과정이 개발자로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나요?

“엄청 많이 되었어요. 현장에서 보는 신입들은 가장 기본인 JavaScript 실력이 많이 부족했어요. 그때 부트캠프에서 내가 제대로 배웠다는 것이 와닿았습니다.”

본인이 개발자 취업 준비에 있어 가장 잘한 부분은?

“프론트엔드의 기본인 JavaScript를 확실하게 알고 준비했던 부분과 면접을 진짜로 많이 본 부분이에요.”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준비를 하고 싶은지?

“다른 개발자 분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많이 가질 것 같아요.

저는 제가 무엇이 부족한 지 모르고 면접을 봤어요. 그중엔 정말 가고 싶었던 회사도 있었는데, 만일 개발자들과 이야기하면서 ‘본인이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고 준비해 갔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어요. 혼자 준비하다 보니 부족한 점을 스스로 찾는 데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회사에서 진행하는 ‘개발 콘퍼런스’에 발표자로 참여하려고 해요.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는 부분이에요.”

취준생에게 한마디?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력서 작성 시 커리어 매니저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인턴으로 일할 때도 사수님을 따라다니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했고, 팀장님과도 일대일 면담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를 계속 물어봤던 것 같아요.”

사실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취준생은 많지 않다. 실패가 두려워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이유로 지원 자체를 안 한다. 지원을 안 하니 면접에 못 가고 취업이 계속 늦어지는 것이다.

‘메이지’는 요즘 틈틈이 ‘몬스타엑스’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개발자에게 필요한 기술 공부 및 응용 역량을 키운다고 한다. 어차피 해야 할 공부를 덕질로 즐겁게 해나가는 모습은 루틴한 일에 지쳐 방황하는 누군가에겐 좋은 대안이 아닐까 싶다.

‘공부를 위한 덕질이 아닌, 덕질을 위한 공부’

그것이 ‘메이지’만의 긍정의 힘인 것이다.

글. 박신영

<필자소개>

현) 데이원컴퍼니 커리어 전문위원 _ 커리어코칭 및 컨설팅
현) 바른채용진흥원 센터장 _ 전문면접관
전) 커리어케어 이사 _ 미디어/소비재 컨설턴트
서강대 언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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