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월마트가 AI 시대를 맞아 직원들의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월마트는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보는 것을 넘어, 직원들이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고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중심에는 HR 책임자인 도나 모리스가 이끄는 '교육'과 '실험' 중심의 독특한 AI 도입 전략이 있다.

AI,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월마트는 AI 기술이 직장 내에 가져올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2023년부터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모리스는 60명의 팀원들을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으로 보내 AI의 잠재력을 깊이 있게 탐구하게 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직원용 AI 플랫폼인 'My Assistant'다. 이 챗봇은 5만 개 이상의 회사 정책과 절차를 학습해, 직원들이 업무 관련 질문을 하거나 새로운 효율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실험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직원들의 참여는 놀라웠다. 월마트는 '로드쇼'와 '부트캠프'를 통해 AI의 역할과 프롬프트 작성법을 교육했고, 직원들은 이에 화답하듯 400만 개 이상의 프롬프트를 입력했다. 모리스는 "이제 직원들은 AI를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업무를 혁신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투명한 소통과 교육으로 극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HR의 '고된 업무'를 해결하다

월마트의 AI 전략은 직원들뿐만 아니라 HR 부서 자체의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리스는 AI를 활용해 채용 담당자의 반복적인 '고된 업무'를 해결하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도구를 구축하여 구직자들의 인터뷰 준비를 돕고, 면접 일정 관리와 같은 행정적 부담을 줄여주었다. 또한, AI를 활용해 시장의 급여 동향을 예측함으로써, HR 전문가들이 더 전략적인 보상 계획 수립에 시간을 할애하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HR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모리스는 "성공적인 인사 리더는 곧 비즈니스 리더"라며, AI가 HR 전문가들을 단순한 관리 업무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의 중요한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위한 투자: OpenAI와의 협력

월마트는 AI 시대에 맞춰 직원들의 역량을 꾸준히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챗GPT 개발사인 OpenAI의 자격증 프로그램에 최초로 참여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2026년까지 월마트 직원들은 무료로 OpenAI 자격증을 취득할 기회를 얻게 된다. 이는 회사가 직원들에게 기술 변화에 대한 공감 및 응원을 하며 그들이 미래의 업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모리스는 "1년 뒤, 월마트의 인사팀 내에서 AI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겪지 않을 부서는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월마트의 AI 여정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