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감성은 무엇이고 매장구성은 무엇인가? 정의를 우선적으로 내리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인문감성은 인문학적인 감성으로 인문학이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즉 인문감성은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다음에 매장구성이란 말 그대로 매장을 꾸미는 것으로 패션 VMD 업을 정의했던 아래 인터뷰 내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스타가 공식석상에 오를 때 반드시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거치듯,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스타일리스트의 손에서 탄생한 스타의 모습이 대중들이 인식하는 스타의 아이코닉한 이미지가 되는 것처럼, VMD의 스타일링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진열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고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하여 조화롭고 아름답게 매장을 진열하는 것이 VMD의 과제입니다”
매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는 남에게 무언가를 설명할 필요없이 보여주기만 해도 인지시킬 수 있는 상징물,표시,이름 등이다. ‘무인양품’ 또는 ‘노브랜드’ 처럼 브랜드를 지향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브랜드이다. 이름이 있어야 매장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있다.
다음에는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는 나름의 인격이 있어서 브랜드 인격에 맞는 이미지를 구축한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 브랜드는 디자이너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브랜드 인격으로 가져간다. 해당 브랜드 제품만 보아도 디자이너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또한 브랜드의 로고만 보아도 어떤 고객층을 공략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셋째, 매장은 팔아야 할 상품가치를 담아야 한다. 즉 상품은 보여주는 방식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지는데 이 대목에서 백화점의 기원에 대해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세계 최초의 백화점은 1852 년 프랑스 부시코가 설립한 봉마르셰이다. 호화살롱의 이미지로 도서실, 휴게실, 미술관이 설치되어있다. 현 시대의 백화점과 구성상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귀스타브 에펠이 디자인한 봉마르셰 크리스탈홀의 역할을 보면 진열된 상품의 가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철골구조와 유리를 사용한 크리스탈홀은 자연채광을 활용하여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조명을 중시하는 이유와 같다.
가령 음식의 맛이 그릇의 색깔 및 식당의 조명과 음악에 따라 큰 영향을 미치듯이 보여주는 방식은 매장의 상품가치를 좌우하는 큰 역할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해야 한다. 시선과 동선을 고려한다는 의미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매장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다. 시선을 못 끌고 동선이 단순하여 고객들이 금방 매장을 빠져나간다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은 시간 문제이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서점인 ‘츠타야’는 1400 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연 매출 2 조 이상인 기업이다. 서점인 츠타야가 거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위의 시선과 동선에 있다.
지적 놀이터, 사유의 장으로 불리우는 츠타야는 주택가에 거주하는 시니어층을 공략했다. 젊은층보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니어층은 인문학과 예술, 건축 및 요리에 관심이 많다. 서점에서 최대한 즐기기 위해서는 단순히 책을 파는 것이 아닌 책과 유관성이 있는 상품을 함께 진열하거나 관련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경험을 제공한다. 즉 평소 요리에 관심이 있어서 요리책 코너를 찾아간다. 그런데 레시피를 읽다가 자연스레 관련 식재료 및 기구가 놓여있는 바로 옆 테이블에 시선이 간다. 그리고 한동안 거기서 머문다. 츠타야는 오후 10 시에 매장을 닫는데 고객들을 위해서 택시 승강장도 마련해 놓는다.
결론적으로 ‘츠타야’는 고객들이 인문감성을 제대로 느끼며 오래 머물 수 있는 매장구성을 한다는 점이다.
인문감성의 매장구성은 결국 인문학적 기반의 컨텐츠 비즈니스이다. 물질 소비의 개념에서 확대된 시간과 경험을 소비하는 공간을 재구성하는 사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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