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취업의 허와 실_완결

박선규 전문위원 승인 2019.10.17 16:43 의견 0
(사진=픽사베이)


미국 취업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한국에서의 기준에 비교했을 때 불공평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이 글은 정당성이나 프로세스의 우월함 등을 판단하려는 목적이 아닌, 실제 미국에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취업이 이루어지는지를 단순히 소개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음을 밝혀 둔다.  

한국에서도 최근 몇몇 기업들이 공채 프로세스를 없애고 상시채용으로 바뀐다는 소식을 들었다. 미국에서의 신입사원 채용은 흔히 entry level hiring이나 campus recruiting 등으로 표현되며, 대기업들의 경우 수백명의 대학교 졸업반 학생들을 한꺼번에 채용하는 공채와 비슷한 개념도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에 비해 지역이 넓고 대도시가 여러 곳에 있으므로 학생들을 한꺼번에 같은 장소로 초대해서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고 각각의 사무실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로스앤젤레스 사무실 OO명, 뉴욕 사무실 OO명, 시애틀 사무실 OO명 등의 형태가 되는데, “본사 v. 지사”라는 개념보다는 같은 회사라도 직무에 따라 근무 지역이 다른 경우도 많다.

채용프로세스는 각 회사 고유의 권한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한가지 방법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으나 가장 일반적인 대졸 기준 취업 방법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미국기업들과 미국인들은 출신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높고 서로에 대해 인정해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년 발표되는 미국대학랭킹의 높고 낮음과 무관하게 자신의 백그라운드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는 문화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에서는 금기시되어 있지만 미국에서는 특정 학교 출신 후배가 채용프로세스에서 유리하게 평가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여 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의 얼바인(Irvine) 근처의 기업에 지원을 하는 경우, 상대적으로 미국대학랭킹 순위가 높은 동부의 명문대학교 출신의 지원자들에 비해 근처에 있는 UC Irvine이라는 대학교 학생들의 합격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과거에 필자의 지인이 뉴욕 소재의 Columbia Law School에 재학하며 Los Angeles Court에서 여름 인턴을 했던 적이 있는데, 상당수의 판검사 및 직원들이 LA 인근의 Loyola Law School, Southwestern Law School, USC, 그리고 UCLA 출신이며 그들만의 끈끈한 인맥 형성이 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한다.

시애틀 소재의 마이크로소프트나 Amazon에 근무하는 직원 중 상당히 높은 비중은 University of Washington 출신인 것도 사실이다.  

지역학교 출신들을 해당 지역 회사들이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인들에게는 한국에서의 서울과 같은 “수도”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의지가 특별히 없기 때문에 근로자의 이주 비용 및 이주에 따른 이직 “risk”가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미국 취업을 막연한 개념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디테일을 들여다 보면 어느 직군으로 어느 도시에서 취업을 희망 하느냐에 따라 취업 전략은 상당히 달라진다. 만약 IT기업에 근무하고 싶다면 실리콘밸리나 시애틀 인근의 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졸업 후 취업에 유리할 수 있다. 

A라는 회사가 신입사원의 채용하는 절차의 일반적인 예를 들자면, A회사의 인사팀은 회의를 통해 “target school”을 정한다. Target School을 정하는 기준은 회사마다 다르며 기타 다른 학교 학생들도 지원은 가능하다. 단, 그 경우는 경쟁률이 다소 높다는 구조로 이해하면 되겠다.

만약 A회사가 X,Y,Z라는 학교 세군데를 target school로 정했다면, 각각 하루씩 그 학교들을 직접 방문해서 회사 소개를 하고 공채 지원을 받게 된다. 이때 인사팀 직원과 함께 회사 내의 실무자 여러 명도 함께 출장을 나와서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일반적으로는 X학교를 방문할 때는 X학교 출신 실무 직원들이, Y학교를 방문할 때는 Y학교 출신들이 동행하여 회사소개 등의 행사를 마친 후, 후배들과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때 학생들은 자신들의 이력서를 선배에게 전달하며 본인을 어필하고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게 되는데, 이 접점이 회사와 지원자 간의 첫 만남이 되는 경우가 많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회의를 통해, 동행했던 실무자들이 유망해보이는 지원자들을 인사팀 담당자에게 추천하게 된다. 이 추천은 상당히 주관적이라는 특징이 있는데, 추천을 받는다면 면접까지 가는데에 상당히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미국에서의 취업은 신입사원 채용부터 사람과의 관계로 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서류에 적을 수 있는 자격증이나 실력도 중요하지만 지원자의 앞에 서있는 회사의 구성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채용을 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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