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및 경력자를 채용하는 방법 중에 면접 전형은 필수이자 매우 중요하다. 그러하기에 한번의 면접으로 지원자를 선발하기 보다 최소한 두번 이상 면접을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팀원급을 채용할 때 서류전형에서 합격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1차 면접은 팀장급이 2차 면접은 임원급 및 C-레벨에서 진행한다. 어떤 경우는 1차 면접에서 해당 부서 팀원들이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하고 PT 면접을 병행하기도 한다. 기업별로 다양한 면접 프로세스가 존재하고 특이한 방식도 있지만 면접자가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대표이사 면접 이후 또 면접을 본다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위에서 언급한 면접 프로세스를 따르지만 해당 기업만의 특유한 면접 방식이 있기도 하고 기존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갑자기 바꾸기도 한다. 특히 직급자를 채용할 때 혹은 기업에서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임원급은 많은 변수들이 발생한다.

모 소비재 기업에서 임원급 포지션을 진행했다. 기업의 브랜드 전략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서 해당 포지션은 대표이사에게 중요한 채용 건이었다. 1차로 임원들이 면접관으로 들어갔고 최종 대표이사 면접을 보았다. 최종 결과를 기다리는 도중에 예상치 못한 프로세스가 하나 더 생겼다.

추가로 해당 부서 팀원들과의 미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유는 팀원들의 의견을 참고해서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겠다는 의중이다. 이러한 추가 미팅과정을 후보자에게 제안했지만 후보자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거절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부분은 본인을 포함한 복수의 후보자가 팀원들과 미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언듯 보기에는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프로세스이지만 임원 그리고 대표이사와의 면접을 거친 지원자에게는 또 하나의 검증 절차이자 경쟁의 연속이었다. 사전에 미리 고지했다면 문제가 없었을까? 팀원들 대다수가 지원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면 대표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했을까? 처음에 임원면접보다 팀미팅이 선행되었다면 어떠 했을지…

대표이사가 면접을 본 이후에 복수의 후보자가 팀 미팅을 거친다는 최종 과정이 합리적 면접 프로세스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기업 중심으로 적임자 선발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지원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보다 신중한 면접프로세스 설계가 중요할 듯하다.


PT 면접은 어느 선까지

모 화장품 기업에서 마케팅 팀장 의뢰를 받았다. 면접프로세스는 서류합격 이후에 비대면 화상면접을 하고 2차 PT면접 그리고 최종 임원면접이다.

보통 마케팅 포지션 서류전형은 이력서와 함께 포트폴리오를 제출한다. 일반 직군은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유독 마케터에게 포트폴리오가 필수이다.

포트폴리오는 정형화된 이력서와는 달리 프로젝트 중심으로 다양하고 자유로운 형태로 구성이 가능하다. 본인의 역량과 성과경험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미지, 그래프, 표 등을 활용하여 시각화한다. 이러한 작업물을 통해 기업은 지원자의 주된 프로젝트의 핵심성과 및 역량, 창의성까지 파악이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제출 이후 PT 면접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분이 지원자들에게 부담되기는 하지만 사전에 고지된 프로세스이기에 진행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기업에서 전달받은 PT 주제를 보고 진행을 중단하는 후보자가 발생했다.

PT주제는 해당 기업의 주력 제품의 연간 마케팅 전략을 주단위로 작성하라는 것인데 기한은 일주일이었다. 완성도를 무시하고 기한에 맞추어 제출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정말 모든 노하우를 쏟아 부어서 최선을 다할 것인가?

브랜드의 마케터가 자사 제품의 연간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보통 어느 정도 기간이 걸릴까? 보통은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소요될 수 있는데 제품의 사양 및 특징, 변화되는 시장상황, 팀의 역량에 따라서 적정한 목표를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계획은 마케터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녹아 들어가 있어야 효과적으로 시장에서 영향을 줄 수 있어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과거 모 유통기업에서 마케팅 팀장을 모집한다고 PT 면접을 진행했는데 경력자들의 노하우와 정보만 얻고 종국에는 채용을 중단한 사례도 있고 면접만 수십명을 보고 지속적으로 채용공고를 올리는 악덕 글로벌 소비재 기업도 있다. 물론 해당 기업이 그러리라고 의심되지는 않지만 위와 같이 연간 기획안을 숙제로 주면 대부분의 마케터는 망설여질 것이다.

지원자가 적극성을 지니고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 역량을 보여주어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하겠지만 무리한 채용 프로세스로 좋은 후보자를 놓칠 수 있다는 부분을 기업은 간과해서는 않된다. 위의 사례들을 볼 때 적임자를 채용하기 위해 기업에서는 다양한 면접 평가툴을 활용할 수 있지만 지원자들의 눈높이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