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순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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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3 14:04 | 최종 수정 2024.06.2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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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합격한 여성 경력자가 최종 입사를 포기했다. 이유는 육아 문제였다. 포지션을 제안받고 이직을 결심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는 육아였는데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이 돌봐 주시기로 했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근무시간 동안 아이를 돌볼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육아돌보미와 기업아이돌봄서비스도 고민해 보았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아 결국 입사를 포기했다. 이직을 통해 경력을 개발하려던 계획은 뒤로 미루어야 했다.
육아 문제는 이직에 큰 걸림돌이 되듯이 기혼자의 경우 이직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회계담당자인 A과장은 맞벌이를 하고 있다. 현 직장에서 받고 있는 연봉으로는 계획한 꿈들을 이루기 어려워 이직을 결심했다. 기업의 인지도 및 규모보다는 원하는 연봉을 받기 위해 최종면접을 보고 합격했지만 해당 기업에서는 불행히도 합격자가 원하는 오퍼를 주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봉을 인상하기 위한 이직보다는 입사해서 먼저 실력을 보여주기를 원했다. 인사담당자는 원하는 수준을 당장 받지는 못하지만 성과를 보여주면 내년에는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합격자를 설득했다. 하지만 아내와 상의한 끝에 입사를 포기했다.
위의 사례 중에 첫번째는 커리어를 개발하고자 했지만 육아 문제로 고사한 경력자와 연봉인상을 꾀했지만 아내의 반대로 입사를 포기한 경력자의 단면이다. 이직 포기가 단순히 한가지 이유로만 귀결되지는 않고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하지만 큰 부분은 가족의 의사이다.
즉 이직은 혼자 움직이며 개인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족이 이동하고 가족이 선택한다. 그렇기에 이직을 고민하는 경력자는 혼자가 아닌 가족의 이익과 행복을 추구한다. 결국 이직의 목적은 미래의 행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부분이 있다. 단기적인 장애요인 및 눈앞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 최선인가이다.
개인의 커리어 관리를 위해 육아 문제는 부모만이 짊어져야 할 문제일까? 유능한 경력자를 영입하려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이직의 걸림돌이 육아라면 함께 고민해 볼 여지는 없고 본인과 가족이 해결하고 입사를 해야 하는 것일까?
경제적인 요인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나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수 있는 여유는 진정 없는 것일까?
가족과 함께 고민해야 할 이직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고 누구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가?
우선 이직은 단기적인 목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적어도 3년 이후의 모습은 봐야 한다. 현재 기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눈앞의 상황에 집착하거나 혹은 포기하기보다는 중기적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첫번째 사례를 놓고 보았을 때 육아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를 위해 본인이 어떤 포지션에 있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부모가 잘 되어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원하는 연봉을 주는 기업으로 갈 수는 있지만 보상을 위한 성과는 조직의 역량을 통해서 발휘되기에 혼자 잘한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조직 구성원의 역량을 고려한 이직이 미래의 연봉을 좌우한다.
현명한 이직 방법은 당연히 가족과 함께 고민하고 선택해야 하지만 때로는 커리어 전문가와 혹은 기업 인사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순간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기 때문이다.
[필자약력]
헤드헌팅 회사 골든에이지 대표
직업신문 머스트뉴스 발행인
저서 : 이직학개론 (16년차 헤드헌터가 알려주는 이직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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