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이 필요 없는 머스트 아이템, 누군가의 옷장이라도 딱 한 벌만 있기 힘든 아이템. 오늘은 정말이지 내가 너무 사랑했고 지금도 너무나 사랑하는 아이템, 청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너무 뻔한 아이템이고 너무 많이들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사실 건너 뛰려고 했었다. 그런데 숨기고 싶었던 그 시절 7,80년대의 청청 패션이 어느 순간 트렌드로 다시 돌아와 데님 아이템들이 사랑 받고 있고, 와이드가 대세였던 시간을 지나 올 봄 플레어부터 부츠 컷, 심지어 스키니까지 청바지의 여러 모습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스타일링에서 믹스 앤 매치가 이제 너무나 평이한 용어가 되어 버린 요즘, 내 개인적인 주장일 수 있지만 나는 믹스 앤 매치의 핵심 아이템은 청바지라고 생각한다. 말할 필요 없는 짝꿍 아이템인 티셔츠부터 클래식한 블레이저와도, 여성스러우면서 올 봄 보호 시크의 핵심인 러플 블라우스(혹은 페전트 블라우스)까지... 청바지가 그 사이에 끼어 들면 아이템끼리의 어색함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린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청바지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다.

청바지 이전에 데님(denim)

데님은 하나의 유색 실과 흰색 실을 사용한 능직 직물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직물의 한쪽 면은 독특한 파란색(인디고 컬러), 다른 면은 흰색이 된다.

가장 힘이 실린 이야기는 데님이 프랑스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17세기 후반에 프랑스 마을 님(Nîmes)의 직조공들은 이탈리아 제노바의 장인들이 만든 원단 'blue de Gênes(제노아의 푸름. 전통적으로 면, 린넨, 양모로 만들어진, 작업복을 만들 때 사용되던 푸른 원단)'라고 부르던 튼튼한 직물을 복제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현재 '데님'이라고 불리는 유사한 직물을 개발하게 된다. 새로운 직물은 복제하려고 노력했던 이탈리아 원단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튼튼해서 고품질로 간주되었다. 그들은 그것을 프랑스 Nimes에서 최초로 직조된 능직 직물인 'Serge de Nîmes(Nimes의 능직)', 'de Nîmes'라고 불렀고, 그로부터 데님(denim)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인디고는 직물 염색에 사용되는 가장 오래된 염료 중 하나로 상징적인 파란색을 냈다. 원래 그리스-로마 시대에 인도에서 제조되어 수출되었으며, 특정 식물인 인디고페라 팅크토리아(indigofera tinctoria)의 잎에서 추출한 천연 염료로 파란색 염료가 드물던 당시 이 독특한 파란색은 한때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사치품이 되었다. 그러나, 포르투갈 탐험가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가 1497년 인도로 향하는 항로를 발견한 이후 무거운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유럽 의류 제조에 인디고 사용이 크게 증가했다.

그 후, 1865년 독일의 화학자 아돌프 폰 바이어(Adolf von Baeyer)는 천연 인디고 합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마침내 1883년에 성공하여 1897년 최초로 산업적으로 합성 인디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생산 비용이 훨씬 저렴했던 합성 인디고는 색상이 오래 지속되는 지속성과 내구성을 제공하여 더욱 신뢰할 수 있었다.

현대 청바지(jeans)의 시작, 리바이스(Levi Strauss & Co.)

청바지는 데님으로 만든, 'blue jeans'라고 불리는 특정 스타일의 바지를 의미한다. 진(jeans)이라는 단어는 'Genoa fustian'이라는 능직의 면직물에서 유래되었는데 주로 내구성이 뛰어난 작업복을 만드는데 자주 사용되었다. 미국의 노동자들은 그 작업복을 처음 직물이 짜여졌던 이탈리아 도시 제노바(Genova, 영어로 제노아Genoa)의 이름을 따서 '진'이라고 불렀다.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는 미국으로 이주한 바이에른에서 태어난 독일 이민자였는데, 1851년 형과 함께 일하기 위해 뉴욕으로 이주했으며, 1853년 3월 캘리포니아의 '골드 러쉬(gold rush)'에 대해 듣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가족 사업 잡화점(Dry goods, 각종 도구나 자재를 판매)의 서부 지점인 'Levi Strauss & Co.'를 시작한다.

​리바이(Levi)는 많은 품목을 판매했는데, 그 중 하나가 유럽에서 수입한 견고한 면직물인 데님이었다. 그의 고객 중 한 명은 제이콥 데이비스(Jacob Davis)라는 재단사였는데, 그는 리바이스(Levi's) 데님 원단을 구입해 텐트, 말 담요, 마차의 덮개와 같은 내구성이 뛰어난 기능성 품목을 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지역 노동자의 아내로부터(혹은 금광 회사로 부터) 튼튼하고 힘든 노동에도 견딜 수 있는 바지를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고민 끝에 제이콥은 말 담요에 사용되던 구리 리벳(rivets)을 작업복의 주머니 모서리와 버튼 플라이(button fly) 바닥과 같이 힘을 많이 받는 지점에 부착하여 작업복의 강도와 내구성을 강화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제이콥은 특허를 시도했지만 서류를 제출할 돈이 없었던 제이콥은 리벳 바지를 만드는데 필요한 원단을 구매했던 리바이스를 떠올리고, 파트너파트너쉽을 제안한다(제안 전 리바이는 텐트에 쓸 수 있었던 두꺼운 갈색 캔버스지로 이미 작업복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고도 한다). 그들은 1873년 5월 20일에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Levi Strauss & Co.의 상징이 될 리벳을 사용한 작업 바지 '의복의 주머니 입구 보강 개선'에 대해 미국 특허 #139,121을 받는다.


그 후 리바이는 제이콥을 고용하여 그의 공장인 Levi Strauss & Co.에서 최초로 리벳이 박힌 청바지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초기 그들은 다양한 직물을 실험했지만, 오염이 잘 눈에 뜨지 않고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파란색의 데님이 적합한 소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당시 데님 원단 보관 창고 번호에서 '501'이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501'은 로트 번호로 특허 만료 시점인 1890년에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처음 사용되었다. 1873년 현대의 대량 생산형 시제품에 대한 특허를 받았을 때 청바지는 앞면에 포켓이 두 개 있었고, 오른쪽 뒤에 구리 리벳으로 강화된 패치 포켓이 있었다. 그리고, 그 해 뒷주머니에 현재의 '쌍아치 모양 스티치(arcuate stitch)'가 등록되어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 리벳이 있는 앞면 회중 시계 보관용 작은 포켓(watch pocket)은 리바이스가 187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청바지에 추가했고, 1886년 리바이스 청바지의 튼튼함을 상징하는 말이 그려진 Two Horse 가죽 패치가 만들어졌다. 매우 짧은 시간에 리벳이 달린 청바지(jeans)는 진정한 성공을 거두었다(특허 이전에 'blue jeans'라는 용어는 인디고 데님으로 제작된 다양한 아이템에 오랫동안 사용되었고, 베이비 붐 세대가 ‘jeans’라는 이름을 채택한 1960년까지는 'waist overalls' 또는 'overalls' 라고 불리었다고 한다).

<출처> 1800년대 후반 리바이스 광고들, Katz Center at Upenn / 리바이스 Two Horse 상표, Levi.com


1901년 리바이스는 '501' 모델에 왼쪽 뒷주머니를 추가했고, 최초의 데님 작업바지를 만든 브랜드가 리바이스는 아닐 수 있지만, 리바이스로 인해 리벳이 달린 5포켓 구성의 현재 청바지 표준이 완성된다. 또한 작지만 강력한 상징이 된 리바이스의 레드 탭(tab)이 1936년 '501' 청바지 오른쪽 뒷주머니에 추가된다.

1900년대 초반까지 청바지는 필수적인 작업복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적인 청바지는 1920년대에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판매는 주로 카우보이, 벌목꾼, 철도 노동자 등 미국 서부 노동자에게 국한되었다. 청바지는 1930년대, '서부의 교외화'가 이루어지면서 거친 미국의 서부가 상품화되고 낭만화 되던 시대의 관광 목장(dude ranches) 열풍으로 서부를 벗어나 알려지기 시작한다. 여기에 1934년 리바이스는 여성용 최초의 청바지 라인 '701'을 만들고, 레이디 리바이스는 관광 목장 시기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청바지는 '필수 상품'으로 선언되어 국방 또는 군사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만 판매되었지만, 전쟁과 함께 유럽과 태평양 지역까지 퍼져 종전 후 결국 글로벌 아이템이 된다.

<출처> 리바이스 여성용 최초의 청바지 '701‘ / 관광 목장(dude ranches) 여성들, Levi.com


지금까지 청바지의 독특한 푸른 색을 책임지는 인디고 염료부터,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를 지나, 미국 서부를 시작으로 동부 그리고 세계로 펼쳐 나간 데님과 진의 이야기를, 그리고 현대적 청바지의 표준이 된 리벳 달린 5포켓 리바이스 청바지의 이야기를 살펴 보았다.

다음 < 인디고, 데님 그리고 청바지(Jeans) 이야기 II >에서는 작업복에서 지금의 패션 아이템이 되기까지, 청바지가 시대 속으로 들어가 살아 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글 ㅣ 김은영

<필자 소개>

연세대 의생활학과 졸업하고 이랜드 여성캐쥬얼 브랜드 더데이,2Me 실장을 거쳐 로엠 실장 시 리노베이션을 진행하였다. 2008년부터 이랜드 패션연구소에서 여성복 트렌드 분석과 브랜드 컨셉을 담당하였으며, 여성복 SDO를 역임하였다.
현재 트렌드 분석과 메가 스트림 현상, 복식 이야기를 연구, 연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