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학교, 반올림
<성장드라마>는 성장기 경험과 사건을 통해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대부분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를 다루며, 잘 알려진 작품으로는 사춘기(MBC), 학교(KBS), 반올림(KBS) 등이 있다
성장드라마 주 시청자는 청소년이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경험하는 성적, 우정, 사랑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 청소년들은 성장드라마를 통해 갈등해결을 배우기도 하고, 마음 속에 쌓여있는 불안과 긴장을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한편 성적, 우정, 사랑이라는 소재를 관통하는 중요한 드라마적 요소가 있다. 바로 청소년과 어른 사이의 갈등이다.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들 또는 이제 다 컸다고 생각하는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인정할 수 없는 어른들 사이에 평행선을 달리는 <세대 갈등>은 성적, 우정, 사랑이라는 소재를 관통하며 드라마를 극적으로 끌어가는 요소로 사용된다.
(출처 : 세대갈등의 원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나 다시 돌아갈래 (feat. 박하사탕)
아이들은 생각한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 같다. 성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고, 친구도 마음대로 사귈 수 있으며, 뜨거운 연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어른이 빨리 되고 싶어하고, 그래서 자신이 어리다는 사실을 부정한다.
어른들은 생각한다. 다시 어릴 때로 돌아가고 싶다. 지금 짊어진 이 모든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 어릴 때로, 젊을 때로 돌아가면 인생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젊음은 곧 가능성이며, 그 자체로 소중하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너희가 가진 젊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으라고 말한다. 너희는 젊기 때문에 가능성이 많으니, 젊음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주옥 같은 말을 아이들은 절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부러우면 지는 것
필자는 어른들이 생각이 어쩌면 이기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어른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보다는 경제적 자유, 선택의 자유를 더 많이 갖고 있다. 이것이 아이들이 그토록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다.
그런데 아이들이 볼 때 어른들은 경제적 자유, 선택의 자유를 통해, 예를 들어 소비의 즐거움, 연애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고작 그 즐거움 좀 누려보고 싶은 아이들에게는 젊음이 더 소중하다고, 젊기 때문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어른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냥 어른들은 이기적이다.
젊음이 소중한 진짜 이유
젊음이 소중한 것은 기회가 많기 때문이 아니다. 젊음이 소중한 진짜 이유는 설렘 때문이다. 젊기 때문에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처음이며, 처음이기 때문에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첫 여행, 첫 사랑, 첫 아이, 첫 직장, 첫 만남. 이 모든 것이 가슴 뛰게, 눈물 나게 설렌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설렘은 익숙함으로 바뀌며, 설렘은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무기력해지고 즐겁지 않다.
우리 주변에 나잇값을 못한다는 말을 듣는 어른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이 값을 못한다는 말은 성격파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 때 기대와 다른 행동을 한다는 말이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나이든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나이든 여자.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 그들은 왜 행복해 보일까? 필자의 주장대로 정말 처음이 주는 설렘을 아직도 느끼고 있기 때문일까?
글 | 정천(靜天), 직장인
<필자 소개>
재수를 거쳐 입학한 대학시절, IMF 때문에 낭만과 철학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살다가, 답답한 마음에 읽게 된 몇 권의 책이 세상살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바꿔주었다. 두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 지금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15년 차 직장인이며 컴플라이언스, 공정거래, 자산관리, 감사, 윤리경영, 마케팅 등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일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며, 팟캐스트, 블로그, 유튜브, 컬럼리스트 활동과 가끔 서는 대학강단에서 자신의 꿈을 <Mr. Motivation>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 출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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