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터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에 하나가 후보자에 대한 집착이다. 엄밀히 말하면 본인 판단에 대한 집착이다.
고객사로부터 구인의뢰를 받고 적합한 후보자를 찾아서 추천하고 면접전형을 통해 이직을 시키는 일이 헤드헌터의 기본 업무 프로세스이다. 그렇다면 후보자에 대한 집착은 어느 단계에서 생기는 것일까?
답을 얘기하자면 최종 면접 이후의 단계이다.
국내기업의 경우 면접은 서류합격자에 한해서 보통 2회 혹은 3회 진행되는데 1차는 실무면접, 2차는 임원 및 대표이사 면접으로 진행된다. 어떤 기업의 경우는 실무,임원,대표 혹은 회장 면접으로 3회 이상 진행되기도 한다.
고객사에 후보자를 추천하여 1차 면접을 진행한다는 것은 최종합격 가능성에 한발 다가간 것이리라. 2차로 진행하는 임원 및 대표이사 면접은 1차 면접을 본 실무팀장이 이미 함께 일하기를 결정했기에 형식적이라고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A 기업의 대표이사는 실무진에서 확신을 가지고 선정한 한명의 후보자를 면접보기 바라지만 B 기업의 대표이사는 다른 생각이다.
B기업의 대표이사는 한명만 면접 대상인 경우 만약 탈락시키면 채용 프로세스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기에 복수의 후보자를 원한다.
"한명만 올리면 그냥 뽑으라는 건가? 만약 내가 '아니다'라고 하면 어떻게 할건가?"
최종면접에서 헤드헌터가 추천한 한명과 다른 헤드헌터 혹은 내부추천으로 올라온 또 다른 후보자가 경쟁을 한다. 각각의 후보자들 실력이 팽팽해서 누가 합격하리라 섣불리 판단하기 힘들다.
헤드헌터는 후보자를 서치하는 시간, 지원한 후보자의 경쟁력있는 이력서를 만드는 과정, 1차 면접을 위한 컨설팅 및 코칭, 최종면접 단계 전의 레퍼런스까지 적어도 2,3개월 정도 후보자에게 공을 들인다. 임원급 및 특수전문직의 경우는 시간이 더 걸리기도 한다.
이렇게 공을 들인 후보자가 최종에서 탈락하면 그 상심은 이루말할 수 없다. 무엇이 탈락 원인이었는지 곰곰히 따져 보아도 그 원인 파악이 어렵다면 담당 헤드헌터는 대표이사 혹은 기업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즉 해당 기업이 사람을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하고 본인이 추천한 후보자가 적임이라 확신한다. 이러한 집착은 탈락의 원인을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눈을 멀게 한다.
집착이 생기는 원인은 이미 후보자의 약점을 감지하고 있었지만 해당 약점은 그리 큰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을 굳이는 것이다.
[K헤드헌터의 사례]
K헤드헌터는 C기업에 기술영업 담당자를 추천했다. C 기업에서 원하는 스펙을 모두 충족하는 후보자는 찾기 힘들었다. 경쟁사에서 재직 혹은 퇴사한 경력자를 원하지만 업계에서 C 기업은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없었다.
채용담당자와 조율을 통해서 유관 업계로 후보자 범위를 넓혔다. 드디어 D 지원자를 찾았고 최종면접까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C 기업에서 탈락 통보를 받았다. K 컨설턴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 업계상황과 C 기업 위상에서 D지원자는 가장 적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공들인 후보자에 대한 집착도 있지만 위의 사례처럼 채용담당자와의 협의를 통해 추천한 후보자에 대한 집착도 있다. 채용담당자가 최종결정권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탈락의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이다.
후보자를 지원하게금 설득하고 최종면접까지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헤드헌터와 후보자와의 교감 및 신뢰가 쌓이게 되고 후보자의 강점이 더욱 부각되어 보인다.
결국 헤드헌터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종결정권자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가이다. 집착을 버려야 후보자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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