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로의 전환이 시대의 흐름인지 기업 성장을 위한 필수 요건인지 국내의 유명 기업들은 수직적 조직 체계를 버리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처음으로 버린 것은 호칭 및 직급이다.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라는 다단계 직급을 '프로', '매니저' 혹은 '님'으로 통합하거나, 선임,책임,수석이라는 형태로 축소시켰다.
회사 내에서 서열이 없어지거나 축소되니 먼저 입사해서 업무 전문성을 쌓은 직장인들은 두번째로 권한을 버려야 했다. 어떤 구성원들에게는 자존심도 함께 버렸다. 권한이 위임되어 권력이 하향 평준화되니 의사결정에 있어서 상명하달식이 아닌 상호 협의가 필요했다. 그런데 빠른 협의 및 판단을 위해서 버려야 할 것이 또 있었다.
즉 이러한 문화로의 전환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기업은 몸으로 느끼는 근무 환경의 변화도 주목했다.
직급별로 계단식으로 앉던 자리배치를 버린다. 어떤 기업은 지정좌석을 없애고 심지어 임원실도 회의실로 바꾼다. 창가 끝에 앉아서 부하 직원을 자리로 부르던 상사는 옆자리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직급과 호칭, 권위 및 권력, 공간도 버렸다.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통합되었다.
형식적으로는 수평에 가깝게 보이는데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를 존중하고 평등을 인식하며 능력에 따라서 보상을 받는 문화의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이제 더 버려할 것은 무엇이고 다시 담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담아야 할 것은 '공정'이다. 공정은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공정해야 한다. 우선 성과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성과는 결과 중심적인 숫자가 아닌 과정도 포함된 평가이다.
기존에는 인사고과자 중심으로 구성원들을 평가했다면 수평적 조직에서는 다면 평가가 보다 합리적일 것이다. 여기서 동료들의 평가는 독 혹은 약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각각의 부서는 서로 유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본인이 속한 부서의 구성원들만 평가해서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힘들다. 옆 부서의 구성원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하고 비판이나 비방이 아닌 건설적인 평가와 피드백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 두번째로 '공유'를 담아야 한다. 공유이란 정보 공개를 말한다. 정보 공유를 통해서 타 부서의 성과를 확인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전체 조직이 어떤 목표를 위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모든 구성원이 확인 및 점검할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지하철 중앙 상황실에서 전체 노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업무의 모든 현황을 공유하는 것이다.
세번째로는 '공감'을 담아야 한다. 반대로 버려야 하는 것은 독선이다. 따라서 수평적 조직에 맞는 공감하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버려야 하는 인재로 CEO 혹은 힘들게 채용한 신입사원도 예외는 아니다.
수평적 조직의 인재는 개인의 창의력, 자율성, 전문적 역량을 우선하기 보다는 구성원 간의 존중과 배려심, 신뢰를 우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앞서 제시한 공정과 공유의 시스템 안에서 시너지를 발휘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수평적이라는 의미를 이미지로서 인식해서 평등하다는 뜻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통합 혹은 융합하여 조직이 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변신한다고 보아야 한다.
단순 각자의 능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서로의 역량을 인정하고 공감해야 진정한 수평의 모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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