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팀장의 HR 이야기 ] 좋은 회사? 건강한 조직~!

권팀장 승인 2020.07.08 13:24 | 최종 수정 2020.07.08 13:30 의견 0


최근의 코로나19 이슈를 무색하게 만드는 술 친구 셋을 만났다. 모두 HR 관련 직무를 함께 나누었던 동료와 지인들인데, 현재는 회사의 ‘녹’을 먹는 것이 나 하나 뿐인지라 (대표가 아닌 직함은 나 혼자) 저녁 메뉴를 고르기에는 부담없는 만남이었다. 다들 사업주 입장에서 좋은 회사와 조직을 만드는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던 터에 자연스럽게 HR의 역할론과 좋은 회사, 건강한 조직 등의 키워드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좋은 회사를 손꼽으라면 매일같이 언론에 오르는 매출 상위의 회사, 또는 직원 복지가 좋은 회사 , 연봉이 높은 회사 등등의 척도에 따라 많은 회사를 떠올릴 수 있겠다. 다만 여기서는 좋은 회사라면 당연히 건강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것의 의미를 필자의 눈높이에서 규명해 보고자 한다.

아마도 현재는 꼰대 중의 하나인 인사팀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으나, 나 역시 오랜 시간 기성세대를 탓하던 주니어(junior) 였기에 어느 정도 중도자적인 입장에서 비교적 객관적인 규명이 될 것으로 감히 기대한다.

첫째, 건강한 조직은 무엇보다 다양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다양성을 중시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채용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채용 시에 종교, 성별 등으로 차별하지 말라고 명시하고 있다만, 이렇게 법규에 따라 채용만 잘 한다면 다양성이 유지가 될 수 있을까?

‘나’를 중심으로 주위를 돌아보면 한 지붕 아래 살을 맞대고 사는 가족조차도 똑같지가 않다. 사무실 주위에는 그야말로 나와 다른 특성과 개성으로 가득한 동료들이 즐비하다. 이들과 협업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특성을 ‘차이’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다양성이 인정 받는 조직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지인 중 하나는 외국인 채용 과정에서 그나마 언어적/문화적 일체감을 높이고자 조선족(한국어와 중국어가 가능한 중국인) 채용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언어가 그나마 비슷하여 다행일 수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먼저일 것이다.

즉, 다양성에 대한 인정은 상호 존중과 인정을 바탕으로 소통하므로 ‘차별’로 인해 발생하는 갈등이 상호 간 ‘차이’에 따른 이해로 수용되어 유연하게 운신할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와 다름에 대한 인정과 수용이 건강한 조직의 첫 단추인 셈이다.

둘째, 건강한 조직은 개인과 조직이 상호 존중하는 조직이다. 여기서의 존중은 다소 추상적이거나 폭넓은 의미로 들릴 수 있겠으나, 이는 HR뿐 아니라 세상만사에 그대로 적용이 가능한 황금률과 같은 개념이겠다. 더 나아가 HR의 특화된 시점으로 바라보자면, 조직은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평가와 보상’ 이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분명한 피드백을 제시해야 함을 말한다.

그래야 직원(개인)은 조직을 믿고 의지하며 향후에 전개될 사항을 안정적으로 예측하면서 각자의 땀과 수고를 투자하여 조직을 위해 헌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개인과 조직은 상호 간 두터운 신뢰를 쌓을 수 있게 되고, 자연스레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갖게 된다.

조직이 직원 개개인에게 신뢰를 갖게 되는 순간 그 결과물은 고스란히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 구성원에게 달콤한 열매로 나눠질 수 있고, 이는 조직이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로 운용이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런 조직이 있으니 너무 이상적으로 들리지 않으면 좋겠다.)

셋째, 건강한 조직이 갖는 특징 중의 하나는 익히 들어 왔던 표현이겠지만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 조직이다. 단순히 구성원들이 각자의 ‘차이’를 인식하고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원활한 소통’은 건강한 조직을 구분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90년생이 온다’ 라는 제목의 책이 화제였다. 아마도 일터에서 볼 수 있는 세대 간 갈등 등으로 소통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것 같은데, 계층 간 불통 이전에 개개인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이 무엇인지 살펴 보는 것이 우선이겠다.

일반적으로 보이는 팀 단위에서의 불통이 세대차이에서 기인할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그 순간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상대가 처해 있는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이기심 때문일 것이리라.

부하(후배)는 상사(선배)에게 자신의 상황을 명확하게 보고(설명)하고, 필요하다면 자신의 기대사항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이 현실에서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책상 넘어로 보이는 OO팀 직원들은 상사를 찾아가서 보고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한다. A팀장 옆에는 꾸지람 듣는 팀원들만 뒷짐지고 서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그래서 그들은 항상 인상을 쓰고 있고 팀원들 간에도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상황이 일반적인 모습이라면, 그런 팀의 구성원과는 더 이상 흉금을 터놓고 마음을 나누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다. (너무나도 쓴웃음을 짓게하는 상황은, 해당 팀장은 스스로 항상 들을 귀를 열고 있으니, 부서원들에게 언제든 찾아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

아마도 한 두번 겪고 나면 소속 팀원들은 언젠가부터 더 이상 부서장을 찾아가지 않게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업력이 오래된 회사(좋은 회사와 조직)는 자신들의 기업문화로 소통 방식까지 구조적으로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있지만, 이 정도로 성숙한 조직문화는 쉽게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결국 대부분의 불통은 결국 상호 간의 신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 줄 것이라는 최소한의 작은 기대감이 있어야 말을 꺼낼 수 있을 테니.

앞서 말한 성숙한 소통 문화를 갖고 있는 조직은 이 부분을 정확히 짚어내고 지속적으로 연습하고 훈련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양성의 인정과 수요, 조직과 개인 간의 신뢰와 존중, 그리고 원활한 소통, 이렇듯 위의 세 가지 키워드가 바로 건강한 조직의 초석이 될 것이다.

글ㅣ권팀장, 직장인

 

<필자소개>

외국계 유통사에서 인사/노무, 기업교육, 조직문화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고, 현재는 e-commerce 강소기업에서 인사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HR강호에 출두한지 약 15년, HR 담당자로 살아오면서 여러 입장에 처한 직원들로부터 댜양한 이슈와 주제를 나누어 왔기에 보다 넓은 세상과 소통하고자 'HR이야기'를 통해 소소한 일상의 HR을 나누고자 한다. 오랜 후에는 추억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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