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가치관 3 : ‘나만의 문화(취향)’
‘나만의 문화’는 개인 문화 즉, ‘취향’을 의미한다.
Z세대는 인류 최초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 건국이래 가장 힘든 세대라고 한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을 손에 쥔 그야말로 신기술이 범람하는 환경에서 자라났지만, 한번도 호황이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고, 미래라도 나아질 거라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없는 세대이다. 3포에서 다포세대로 포기해야 할 것들은 점점 늘어나고, 그들이 마음 편히 기댈 곳은 없다.
이렇다 보니 Z세대에게 부모들의 성공 방식은 무의미해졌다. 그들은 그들만의 삶의 방식, 행복의 공식을 찾아야 했고, 보통의 성공과 소소한 기쁨, 일명 ‘소확행’을 추구하게 된다. 쉽지 않은 성공이라는 결과에 목매이지 않으며, 오히려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기쁨을 찾으려는 과정 중심적 태도를 지향하게 된다. 이러한 성향은 기분 전환을 위한 소비, 자기 만족을 위한 자기 중심적 소비를 하게 한다. 여기에 취향을 세분화하여 자신만의 마이크로적인 취향을 추구한다. 이는 마이크로 마켓을 탄생하게 한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X세대 부모 밑에서 Z세대는 자립심이 강한 세대로 자라났다. 이에 타인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우선 고려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한다. 이러한 태도로 자신만이 만족하는 ‘덕후’, ‘개취’ 같은 나만의 취향에 몰입한다. 여기에서 취향은 바로 Z세대 자신의 ‘자아’와 동일시 시키는 경향이 있다.
‘덕후’나 ‘마이크로 취향’으로 인한 관계는 과거의 의무적이고 비선택적인 혈연, 학연, 지연 등으로 맺어진 강제적인 경제적 공동체 기반의 관계와는 다르다. 이러한 ‘취향’ 기반의 관계는 느슨한 네트워크로 모임의 강제성이 없는 저밀도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자신의 결정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는, 개인 신상 정보 공유를 싫어하는 Z세대에게 딱 맞는, 자유롭게 나만의 문화를 누릴 수 있는 네트워크이다.
따라서, 기업이나 마켓은 배우면서 정보도 공유하고, 제품도 구입할 수 있는 마이크로 취향 저격, 취향 공동체적인 사업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관련자들은‘나만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덕후 이상의 진정성 있는 능력자인 ‘마이크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또한, 이들의 개인적 취향을 타겟으로 하는 고객 개인 맞춤형 즉, ‘Customization’ 사업도 확장되는 추세이며, 여기에 AI(인공지능)의 기술이 입혀지면서 더욱 업그레이드 되는 실정이다.
데이터 과학 플랫폼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STITCH FIX’는 고객의 패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개인 정보를 토대로 AI 빅데이터와 전문가들의 직관이 결합된 온라인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 플랫폼이다. 이 기업은 2016년 밀레니얼 세대 대상 온라인 패션 업계 매출 점유율 8위를 기록하며, 2017년 매출 1.1조를 달성하는 등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나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주는 STICH FIX처럼 Customization 서비스는 나만의 취향이 강한 Z세대를 만족시키기에 적합한 사업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지난 번 언급한 개인 정보에 대한 수집 과정과 보안에 대한 신뢰 쌓기가 필수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남들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취향, 필요성에 무게 중심을 두는 Z세대와 함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과정이 포커스가 되는 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업무 분배가 필요하다. 그들의 취향과 연결된 업무(덕업일치)이거나, 동기 부여가 되게 이해시켜야 한다. 자립심이 강하고 어릴 때부터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그들 스스로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즉, 프로젝트의 목표가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하고, 업무 과정이 포커스가 되어 배울 수 있는, 그래서, 업무 진행하는 동안, 주관적 만족도가 높은,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
Z세대 가치관 4 : ‘경험’
Z세대를 연구한 보고서 결과 중에 의외의 통계가 있다.
손에서 모바일이 떠나지 않는 Z세대가 온라인이 아니라 매장 쇼핑을 즐긴다는 사실이다.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자신이 갖고 싶은 시점에 바로 소유할 수 있다는 주관적 만족도가 매장 쇼핑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한다.
또한, Z세대의 소비 성향을 정리한 보고서들을 보면, 그들은 제품 구입 과정의 경험을 중요시 하고, 소비 경험을 공유하는 것까지 즐긴다고 말하고 있다. Z세대의 56%가 매장에서 지루함을 느낄 새 없는 즐거운 경험이 제품 구매 장소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이 즐거운 경험을 좇는 이유는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직접적인 자극과 재미를 통한 만족스러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즉, 익숙하지 않은 낯선 경험이 주는 일명 ‘낯설렘’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처럼 Z세대는 경험중심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제품 구입 과정의 경험을 중시한다는 것은 오프라인 시장의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구입하는 서비스 공간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그 곳에는 새로운 ‘경험’이 존재해야 한다.
요즘 핫한, 일명 힙한 브랜드를 살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전지현 선글라스로 유명세를 탄 ‘젠틀몬스터’가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그룹 계열 사모펀드 엘캐터톤아시아로부터 6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중국, 유럽 시장에도 진출했다.
젠틀몬스터의 직원 절반이상이 브랜드 본부에 속해 있으며, 브랜딩에 집중한다. 특히, 가장 신경 쓰는 브랜딩 노출 방법은 고객과 밀접한 오프라인 매장 공간이다. 젠틀몬스터 김한국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제품이 지닌 유·무형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매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쇼룸을 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각 지역마다 갤러리라고 착각할 만큼의 쇼룸형 매장을 오픈하면서 브랜드의 차별화된 아이덴티티를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매장은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자발적 방문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오감을 통한 실감나는 경험, ‘낯설렘’을 경험 할 수 있는 요소(제품의 장단점이 아니다)들로 가득한 매장이라면 Z세대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자발적으로 찾아 와 브랜드와 소통할 것이다. 그렇다면 매장은 고객의 취향을 캐치할 수 있는 공간, 보안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소통 창구, 정보의 창구가 되는 것이다.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브랜드에 대한 쇼핑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그로 인해 온라인이던 오프라인이던 상관없이 매출을 증가시키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즉, ‘공간 소비’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실감나는 직접적인 경험, 즐거운 낯설음을 즐기는 Z세대에게 직장은 일단 낯선 공간이고, 낯선 조직이며, 낯선 프로그램이다. 아르바이트와 인턴을 통해 사회 경험을 해보았다고 하지만 직원으로서의 느낌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들에게 기술적 업무나 인간관계의 베이직을 요구하고 가르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새로운 가치관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회의나 업무 프로세스 상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업무나 회의의 목적, 과정의 필요성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얻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서열에 상관없이 아이디어를 내고 표현하는 데 익숙한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끌어 가야 한다. 그들이 낯선 업무에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능동적 참여와 몰입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즉, 업무과정이 노동이 아니라 하나하나 알아가고 지식이 축적되는 즐거운 경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책임감은 필수지만 말이다. 아니면 그들은 통계치대로 Y세대보다도 빨리 1년안에 회사를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글 ㅣ 김은영, 소소한 트랜드 연구소 대표
<필자 소개>
연세대 의생활학과 졸업하고 이랜드 여성캐쥬얼 브랜드 더데이,2Me 실장을 거쳐 로엠 실장 시 리노베이션을 진행하였다. 2008년부터 이랜드 패션연구소에서 여성복 트렌드 분석과 브랜드 컨셉을 담당하였으며, 여성복 SDO를 역임하였다.
현재 소소한 트렌드 연구소 공동대표로 트렌드 분석과 메가 스트림 현상, 복식 이야기를 연구,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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