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인터뷰]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

-김용욱 골프존 글로벌사업부 글로벌영업팀 차장(1편)

신동훈 기자 승인 2019.03.17 00:00 | 최종 수정 2022.03.29 00:45 의견 0

머스트뉴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이야기를 듣고 취업, 이직, 창업 등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독자들께 유익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두 번째 인터뷰엔 김용욱 골프존 글로벌사업부 글로벌영업팀 차장을 모셨습니다. 김용욱 차장은 해외사업, 특히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 채널개발 및 관리분야의 전문가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분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기회는 준비된 사람의 것"이란 말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정하고 이에 맞는 목표와 비전을 세워 계획성있게 준비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골프존타워 서울 본사에서 진행됐습니다. 이번에도 두 편으로 나눠 싣습니다. 지난번엔 사이트 오픈 준비로 인터뷰 2편이 다소 늦게 올라갔습니다만, 이번 2편은 좀더 빨리 만나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반갑습니다. 차장님 프로필을 살펴보니, 대학 졸업과 동시에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셨더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대 후 복학을 해 전공(금속공학과) 공부를 하다 보니, 전공보다는 사람들을 만나고 해외를 다니며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 2외국어를 공부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시 제 2외국어로 각광받던 중국어를 배우기로 마음먹고 중국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죠. 도서관에서 ‘중국’이란 단어가 보이는 책들은 모조리 읽었습니다. 어학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경제, 사회, 문화 등 그 나라의 전반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어학 공부에도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스펙’도 쌓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중국어 기초를 어느 정도 다진 후엔, 어학실력을 더 쌓기 위해 어학연수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졸업과 동시에 연수를 가게 됐어요. 어학연수는 상해에서 1년 반 정도 했습니다.

사실, 한국학생들은 보통 북경이나 이른바 ‘동북3성(지린성[吉林省]·랴오닝성[遼寧省]·헤이룽장성[黑龍江省])’으로 어학연수를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 지역이 중국어 표준발음을 구사하기 때문입니다. 전 중국 경제의 중심지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상해를 선택했습니다. 도서관에서 읽었던 중국 관련 책들의 대부분이 경제분야였는데, 특히 중국 경제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분석한 책들이 많았습니다. 그 영향도 받았지요.

오전에 공부하고 오후엔 운동하고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놀기도하고 여행도 다니고...틈틈이 HSK(중국한어수평고시) 시험준비도 하는 등 지금 생각하면 꽤 즐겁고 열심히 어학연수 기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때 알게됐던 친구들과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도 종종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두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셨습니다. 어떤 경험들을 하셨나요? 나중에 정식으로 회사에서 일할 때 인턴경험이 도움이 되던가요?

"상해에 있을 때 후배 소개로 독일회사의 중국 지점에서 3개월 간 인턴을 했습니다. 지점장만 독일인이고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중국인들이었죠. 그땐 제가 아직 중국어를 잘하지 못했던 시기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외국계 회사다보니 대부분 영어를 잘해 영어와 중국어를 섞어서 의사소통을 하곤 했습니다. 저는 한국 거래처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습니다. 중국회사 특유의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인상적이었는데, 아마 외국계 회사라 더 두드러지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네요. 직원들과 함께 야유회를 갔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선 포털회사 ‘다음’에서 석 달 동안 인턴으로 일했습니다. 다음에서 신규사업으로 준비중이던 '오픈 IPTV'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료수집과 정리를 담당했습니다. 근무하던 부서에서 사업기획, 제품기획, 서비스기획, 시장진입전략 등을 추진했는데, 짧게나마 신규 사업의 진행과정을 경험하는 기회가 됐죠."

첫 직장이었던 EC21 얘기를 해보죠. 다소 생소한 회사인데 어떤 회사인가요? 첫 회사로 선택하게 된 계기와 입사과정 등이 궁금합니다.

"EC21은 무역협회(KITA)의 전자무역부서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나와서 만든 회사입니다. 무역 바이어와 제조업체를 중개하는 B2B이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명한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와 동일한 비즈니스모델이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다음'에서 인턴 종료를 앞두고 구직을 하던 중에 EC21로부터 연락이 와서 해외사업팀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지원과정에서 해외사업, 해외마케팅 등 담당업무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데, 제가 일하고 싶은 분야와 직무가 일치하는 점들이 많았습니다. 코엑스 무역센터빌딩(트레이드타워)에 사무실이 있었던 점도 마음에 들었고요." (웃음)

EC21에서 4년 남짓 근무하며 해외사업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쌓은 셈인데요, 그 무렵 얘기를 좀 들려주세요. 어떤 업무를 담당하셨나요? 또 성공담, 실패담, 성장의 계기 등 일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제가 일했던 분야와 관련된 해외사업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해외로 수출해 판매하는 경우, 현지 에이전트나 벤더(Vendor. 대리점)를 통해 간접 판매하는 경우, 그리고 SPC의 파리바게뜨와 같이 중국 현지에 아예 직영점을 두고 사업을 벌이는 경우입니다.

현재 골프존에서 담당하는 주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만, EC21에선 그 중 현지 파트너를 통한 간접 판매 업무, 즉 채널사업을 담당했어요. 해외 채널사업은 파트너사를 발굴해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영업을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실적 관리와 사후 지원을 하는 일이었죠.

회사의 핵심사업이던 중국 사업의 경우, 처음 1개 파트너사로 시작해 이후 주요지역별로 계속 추가해 나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국 전역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기도 했지요. 워낙 큰 나라이다 보니 차와 버스를 한번 타면 최소 몇 시간씩 꼼짝 않고 있어야했습니다. 당시 동행했던 EC21부사장님이, 지금은 금연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중간에 잠시라도 차가 멈추기만 하면 쉼 없이 담배를 꺼내 무셨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중국 외에도 대만, 터키, 인도의 파트너들을 관리했는데요, 특히 대만 파트너가 기억에 남네요. 대만 출장을 갔다가 명절 연휴를 붙여 일주일 동안 머무른 적이 있는데, 여행도 하고 대만 파트너가 친구들을 불러 다 함께 파티를 하며 친분을 쌓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일을 하며 현장경험을 쌓다보니 자연스럽게 중국어 실력, 특히 비즈니스 중국어가 많이 늘더군요. 입사 전 학원도 다니고 어학연수도 갔다 왔지만, 아무래도 비즈니스 회화를 늘리는 데는 현장 경험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품의서 결재, 더블클릭 등 회사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들의 중국어 표현들을 이때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EC21에선 사회 초년생으로서 알아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열심히 배워나가던 시기였습니다. 중국어도 입사할 때 HSK 9급이었는데 학원에 다니며 10급을 따기도 했구요. 결혼 전이어서 시간적 여유도 좀 있었던 시기라, 퇴근 후엔 학원와 운동을 열심히 다녔습니다. 요즘 말로 ‘워라밸’에 충실했던 셈이죠."

2010년에 골프존으로 회사를 옮기셨습니다. 이직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당시 EC21과 같은 비즈니스모델이었던 해외업체들, 특히 알리바바나 메이드인차이나(Made in China) 등 중국 업체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단계에 있었습니다. 이 분야에서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홍콩 업체 글로벌소시즈(Global Sources) 등도 건재해 있었구요. 그에 비해, 한국회사들은 이들 틈바구니에서 확보할 수 있는 사업기회는 한정적이었습니다. 당연히 성장이 쉽지 않았던 상황이었구요. 그러다보니 앞으로의 성장 비전에 대해 조금씩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하루는 크레디트스위스란 해외투자기관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얘기인 즉, 알리바바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유관업체 담당자들에게 리서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담당자로서 이런저런 질문들에 답해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알리바바가 상장을 하더군요. 아시다시피, 역대 최고 규모의 상장이었습니다.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흔히 얘기하는 “회사가 성장해야 나도 성장한다”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라는 말들을 실감했습니다. “성장하는 조직에서 나 자신도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했죠.

그러던 중에 이런저런 경로로 조사해보니, 골프존이 사업성과 성장성을 갖춘 비전있는 회사라는 점을 알게됐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해외사업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였구요. 특히, 당시 임직원 수가 200명 정도인 회사에서 한 해 100명씩 채용하는 등 말그대로 급성장하던 회사였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제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틈틈이 골프존의 사업분야에 맞춰 제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곤 했습니다. 기대했던대로 골프존에 입사 지원을 할 기회를 잡게 됐고, 2010년 4월 골프존으로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 (2편에 계속)

[머스트뉴스 신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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