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eral Reserve Board(이하 FED)에서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가지고 0.25%의 인상을 단행하였다.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FED의 결정에 대하여 촉각을 기울이며 한국시간 새벽에 잠을 설치며 면밀히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며 대응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하였을 것이고 특히 금리의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채권과 외환 담당자들은 더욱 그러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금리(특히 기준금리)는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강한 요인으로 동시에 환율의 움직임도 금리의 움직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며 때로는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금리와 환율 간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자세히 분석하고 설명하고자 한다.
금리란?
금리란 이자율의 다른 이름으로 금리에는 여러가지 종류의 금리가 존재한다. 앞서 말했던 중앙은행이 결정권한을 가지는 초단기간(참고로 미국은 하루, 한국은 7일)의 이자율인 기준금리가 있고, 정부가 각종 예산의 부족분을 해소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금리가 국채의 만기별로 있을 것이며 여러 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에 대한 금리가 또한 만기별로 있을 것이다. 이외에 특수채, 지방채, 은행채 등 발행 주체별로 다양한 채권들이 만기별로 각각의 금리를 구성하고 있다.
특정 채권에 대해서 만기별로 금리를 파악하여(예를 들면 6개월 1년 2년 3년 5년 10년 등) 구성한 것을 수익률 곡선(yield curve)라 하고 각 채권의 수익률 곡선과 국채의 수익률 곡선이 차이나는 정도를 신용 스프레드(credit spread)라고 칭한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만기가 길어질수록 원금 상환의 확률이 낮아지고 유동성에 제약을 주어 그에 대한 추가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우상향 수익률 곡선), 신용도가 낮은 회사의 채권은 높은 채권대비 원금 상환의 확률이 떨어지므로 또한 그에 대한 보상으로 높은 금리를 가지게 된다.
환율이란?
환율은 한나라의 통화를 다른 나라의 통화의 가치로 표시한 것을 의미한다. 돈의 가치를 다른 나라의 돈의 가치로 표시한다는 부분이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미국에서 수입한 1개에 1달러하는 사과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원화로 표시해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환율을 표시하는 관행은 보통은 사과의 역할을 하는 통화를 앞에 쓰고 그 가치를 환산하는 통화를 뒤에 쓰는 형식이다. 예를 들면 원/달러 환율은 USD/KRW, 엔/달러 환율은 USD/JPY, 달러/유로 환율은 EUR/USD, 달러/파운드 환율은 GBP/USD와 같이 표시한다.
보통의 경우 환율을 표시할 때 미국 1달러를 각국의 화폐로 표시하는데 유로, 영국 파운드와 호주 달러 등 일부 통화는 자기 통화의 한단위의 가치를 미국달러의 형태로 표시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래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에 대한 호가 정보로 다양한 통화들이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시장환율 정보>
환율에는 지금 현재 통화를 교환하는 현물(SPOT)환율과 미래 특정시점에 통화를 교환하기로 하는 선도(Forward)환율이 있다. 그리고 선도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를 스왑포인트라고 한다. 예를 들면 원-달러 현물환율은 1300원이고 선도환율이 1275원이면 스왑포인트는 -25원이 된다. 물론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원달러 선물도 거래소가 정한 만기일의 환율을 거래하는 파생상품으로 다수가 접속 매매하는 시장으로 도입한 것이다.
선도환율의 결정: 환율과 금리의 연결고리
아래 그림2는 다음과 같은 거래를 도식화한 것이다.
미국에서 1달러를 5%의 금리에 1년간 차입
차입된 1달러를 현물환율 1300원에 우리나라 원화로 환전
환전된 원화를 1년간 3%의 수익률로 투자
1년후 투자된 원금 1300원과 3%의 수익인 39원을 F라는 환율로 달러로 환전
차입된 1달러와 금리 0.05달러를 (1300+39)/F달러로 상환
위의 예에서 F라는 환율이 1년 후의 현물환율이라 한다면 해당 거래에서의 손익 여부를 사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거래를 시작하는 시점에 1년후의 환율을 사전적으로 고정할 수 있다면 (선도거래) 미리 시작 시점에서 해당 거래의 손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1년 선도환율인 F가 고정되어 있고 1339/F달러가 1.05달러보다 크다면 달러를 차입을 해서 무위험으로 차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거래가 지속되면 될수록 달러 매수가 증가하게 되고 선도환율 F는 1339/F=1.05가 되는 시점까지 상승하여 더 이상 위와 같은 거래에서 무위험 차익 거래가 일어날 수 없게 된다. 실제 시장에서는 이런 차익거래는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1.05가 1339/F보다 큰 경우는 원화를 3%로 조달하여 미국에 투자하고 다시 원화로 가져와서 차입금과 이자를 갚는 형태로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 선도환율의 결정 – 금리와 환율의 연결 고리>
따라서 위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1339/F=1.05라는 1차 방정식을 풀면 차익거래가 발생하지 않는 선도환율 F는 1339/1.05 즉 대략 1275임을 알 수 있다. 다시한번 이 내용을 앞서 정리한 용어들을 사용하여 정리하여 보면 현물환율은 1300원 1년 선도환율은 1274원 스왑포인트는 -26원이라고 표기하게 된다. 스왑포인트의 의미를 조금 더 살펴보면 위의 예제에서 차입된 1달러의 원화금액인 1300원에 (한국 금리 – 미국 금리)*투자기간, 즉 (3%-5%)*1=-2%를 곱한 숫자임을 알 수 있는데 양국의 금리차이만을 가지고도 해당 기간 후의 선도환율을 간단히 계산할 수 있다.
맺음말
필자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90년대 말에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97년 9월 900원대였던 환율이 연말에 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일간 환율 변동폭을 제한하여 운영해왔었고 외환보유고도 넉넉치 못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달러 매수 수요가 급증하는데 이와 같은 제도로 인해 사실상 국가부도 사태가 발생했었다. 당시에 달러 현물 매수에 대한 과도한 수요로 현물환율의 급등으로 스왑포인트가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의 외환위기의 전조 증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최근 원 달러 환율은 지속적으로 스왑포인트가 하락하고 있는데 혹자들은 이것이 우리나라 제2의 금융위기의 전조가 아니냐는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그 당시와 지금은 여러가지로 경제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 첫째, 지금은 완전한 변동환율제를 통해서 시장 수급에 따라 환율이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둘째, 외환 보유고도 97년 당시와는 큰 차이가 있으며 셋째, 지금 스왑포인트의 하락은 국내외 경기 불안에 따른 달러 수요증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의 역전현상에서 발생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미국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질 수도 있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업들과 국민들이 보유한 해외자산 규모가 크게 증가해 있어서 과거와 같은 금융위기나 국가부도 등의 사태는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이 금리와 환율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독자 여러분들의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높이고 자산을 증식하는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필자소개 ]
김호영 위원은 서울대, 스탠포드대, 펜실베니아대에서 수학하고 LG투자증권을 시작으로 Citigroup Global Market Korea 파생상품팀 이사,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 Equity파생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KB증권 Equity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하였다. 특히 파생상품의 운용과 평가를 위한 모형개발을 담당하는 Quant 업무부터 ELS 상품의 개발과 운용, ELW/ETN/주식선물옵션 등 각종 주식파생상품 시장조성업무를 위한 상품개발및 운용, 시스템개발 등 제반업무에 대한 심도 깊은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자 ⓒ 머스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