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의 인적자원개발(HRD) 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최근 발표한 동향지 'THE HRD REVIEW'를 통해 기업의 인적자원개발지수(HRD-Index) 평균이 47.4점을 기록,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도 평균 53.9점에 비해 무려 6.5점 감소한 수치다. 연구원은 이 같은 위축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하며, 특히 '교육훈련 직접경비 투자' 분야의 급격한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소기업·제조업 위축 심각... 양극화 심화 우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인적자원개발 활동 위축은 규모와 산업별로 차이를 보이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규모별로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HRD 활동이 활발했으나, 100인~299인 규모의 중소기업 활동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위축됐다. 특히 이 규모 기업의 하위 10% 평균은 32.3점으로 매우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46.5점)과 비금융 서비스업(49.2점) 평균이 50점을 하회하며 금융업(58.9점)에 비해 인적자원개발 수준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홍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300인 미만 제조업 기업의 위축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산업별·규모별 인적자원개발 활동 양극화 완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교육훈련비 지수, 2년 새 절반 이상 '폭락'

HRD-Index의 하위 지수 분석에서는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투자'와 '환경' 분야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투자 지수' 중 교육훈련비 지수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평균이 2021년 18.8점에서 2023년 9.3점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는 기업들이 1인당 교육훈련비 지출을 크게 줄였음을 의미한다. 교육훈련비 지수의 하락 폭은 비금융 서비스업 및 1000명 이상 대기업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 기업들이 긴축 경영의 일환으로 교육 투자를 우선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원은 인적자원개발의 기반이 되는 투자 및 환경 지수가 활동 지수보다 낮게 나타난 점을 강조하며,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HRD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