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고등 교육의 학습 방식과 평가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는 가운데, 국내 대학생들은 AI에 대해 높은 수용 의지를 보이면서도 그로 인해 초래될 사회적·직업적 위험에 대해서는 깊은 불안감을 느끼는 '이중적 인식'을 드러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원장 고혜원)은 9월 25일(목),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RIVET Issue Brief 307호(AI 시대의 학습에 대한 대학생의 인식과 불안)’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생성형 AI 이용 경험이 있는 4~6년제 대학 재학생 726명(2024년 1학기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AI 활용 의지 '매우 높음'... 사회·경제적 잠재력도 기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AI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태도와 높은 활용 의지를 나타냈다.
응답자의 81.1%가 ‘AI가 할 수 있는 일에 감탄한다’고 답했으며, 76.4%는 ‘학업이나 일에 활용하고 싶다’고 응답해 AI를 보편적 학습 도구로 적극 수용하려는 태도가 확인됐다.
또한, AI의 사회·경제적 파급력에 대한 기대도 컸다. 응답자의 67.6%가 ‘AI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았고, 61.2%는 ‘AI 시스템은 인간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답해, AI를 개인적인 흥미를 넘어 국가·사회적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학습 불안은 낮지만, 일자리와 사회적 위험에 대한 불안은 높아
긍정적 인식과 별개로, 대학생들은 AI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조사 결과, 대학생들은 AI 자체에 대한 학습 불안은 상대적으로 낮게 느끼는 반면, 기술 발전이 가져올 직업적(일자리), 사회·기술적 영향에 대한 불안은 높게 나타났다.
특히, AI 기술 의존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 즉 문해력 저하 및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인식을 보였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AI 활용이 문해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69%가 ‘AI 사용 과정에서의 윤리적 책임을 이해한다’고 답해, AI 활용에 따른 윤리적 판단의 중요성을 가장 높게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60% 이상이 ‘AI가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는 데 긍정적으로 답해, 대학생들이 AI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비판적 성찰의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래 교육은 확장형 문해력으로 전환해야"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윤혜준 선임연구위원은 "미래 교육은 AI 활용 기술 습득을 넘어서 비판적 성찰, 윤리적 판단, 정서적 안정까지 포괄하는 확장형 문해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연구위원은 "대학은 단순한 전문 인재 양성에 머무르지 않고, 창의적 응용, 비판적 사고, 책임 있는 활용을 전문성과 결합해 차별화된 가치 창출 역량을 함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