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
“한국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이희석 교수님의 말이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이 말이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같다.
필자는 질문이 무척 많은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 궁금하거나, 나의 생각, 경험과 다른 내용이 나오면 바로 손을 들곤 했다. 난 항상 내가 왜 질문이 많은지 궁금했다. 그저 이해가 안가거나, 더 알고 싶어서가 아닐까라고만 생각해왔다.
그런데 카이스트 이희석 교수님의 말은 내가 오랫동안 가진 그 의문을 한 방에 해결해주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하지 않는다. 학원강사,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물어봤다. “너희들은 내가 이야기 하는 것을 다 이해하지 못했을 텐데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거니?”
학생들의 대답은 이랬다.
“질문을 하면 수업시간이 길어지잖아요.” (이 정도는 애교다.)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방해된다고 혼내시거든요.” (가슴 아픈 이야기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면 수업진행에 방해된다고 친구들이 싫어해요.” (제일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단지 수업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선생님과 친구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라면 주입식 교육이 만든 쓰레기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행히 요즘 학교에서는 토론식 수업이 점점 자리를 잡아간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메타인지 학습법
메타인지 (Meta-認知, Meta Cognition)
자신의 인지과정에 대해 생각하여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과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하며 자신의 학습과정을 조절할 줄 아는 지능과 관련된 인식 [출처 : 네이버 국어사전]
‘메타인지’라는 용어가 많이 알려졌지만 정확한 뜻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저서와 강의를 통해 ‘메타인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김경일 교수에 따르면 메타인지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교육을 받고 공부하는 이유는 모르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그 모르는 것이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였다면, 그 사실을 먼저 놓고 교육을 받고 공부했다면 결과는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았을까?
메타인지로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이 있었다. 이 사건 이후 인류는 곧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을 것 같았다. 인공지능이 인류의 많은 것을 대체할 것이라고 떠든다. 인공지능이 음악을 만들고, 언론기사를 쓰고, 스포츠 경기를 하고, 판사가 되어 판결까지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절대 인류를 뛰어넘지 못한다. 딥 러닝(Deep Learning)으로 인공지능이 인류보다 뛰어난 검색, 계산, 판단 능력을 가져도 인류를 넘어설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메타인지다. 인류는 검색, 계산, 판단에서 데이터베이스와 논리흐름을 가진 인공지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그러나 인류에게는 인공지능이 가지지 못한 메타인지로 뛰어넘을 수 있다.
인공지능의 논리흐름을 한 번 보자. “인류는 하늘을 날고 싶다 → 날개가 필요하다 → 인류에게는 날개가 없다 → 인류는 하늘을 날 수 없다” 인공지능은 이렇게 결론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메타인지를 가진 인류의 논리흐름은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 위의 사례를 다시 한 번 보자. “인류는 하늘을 날고 싶다 → 날개가 필요하다 → 인류에게는 날개가 없다 → 인류는 하늘을 날 수 없다 → 그래? 그럼 날개를 만들지 뭐!”
인공지능의 논리흐름과 비교하면 어딘가 논리적이지 않다. 심지어 무모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인류는 이 무모한 사고의 Jump Up, 즉 메타인지 덕분에 비행기를 만들고 우주시대를 열었다.
이것이 열등한 인류가 지구를 지배한 이유다. 바로 무한한 창의력 에너지다. 인공지능이 지배할 것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류가 인공지능 때문에 도태되거나 소외되는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메타인지에 인공지능을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러니 이제라도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가도록 해보자. 어떻게? 그런데 방법을 모르겠다. 바로 지금이 메타인지를 발동할 순간인가 보다.
글ㅣ정천(靜天), 직장인
<필자 소개>
재수를 거쳐 입학한 대학시절, IMF 때문에 낭만과 철학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살다가, 답답한 마음에 읽게 된 몇 권의 책이 세상살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바꿔주었다. 두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 지금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15년 차 직장인이며 컴플라이언스, 공정거래, 자산관리, 감사, 윤리경영, 마케팅 등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일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며, 팟캐스트, 블로그, 유튜브, 컬럼리스트 활동과 가끔 서는 대학강단에서 자신의 꿈을 <Mr. Motivation>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 출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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