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천(靜天)의 에너지 이야기 ] 잊혀지기 싫다면 바뀌어라

정천 전문위원 승인 2021.04.09 11:56 의견 0

팬데믹이 바꾼 리더십 패러다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로 인해 알게 된 용어가 있다. 바로 팬데믹(Pandemic)이다. 팬데믹이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역사를 보면 과거에도 팬데믹은 있었다. 14세기 원나라에서 시작해 유럽 인구 절반을 죽음으로 몰고 간 페스트(흑사병), 20세기 초 전 세계 인구 5천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독감 그리고 최근 메르스, 신종플루도 팬데믹이었다.

ICT와 바이오 분야 기술진전으로 인류가 극복할 수 없는 병은 없다고 믿었다. AIDS를 극복했고, 암(癌) 정복도 눈 앞에 와있다. 그런데 2019년 중국 우한(武漢)에서 갑자기 나타난 코로나가 약 300만명의 인류를 떠나 보내는데도 인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 두려움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쌓아 올린 눈부신 과학적 진보 조차 통하지 않아 느끼는 ‘무능감’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 또 다른 바이러스가 나타나 더 이상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들 것 같은 ‘불확실함’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우리 일상은 바뀐 지 오래다. 소통과 네트워크를 위해 노력하라던 자기계발서 가르침이 언택트(Untact) 환경으로 인하여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소외감 때문에 생긴 ‘코로나 블루’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빛을 발하던 리더십이 있었다. 바로 카리스마적 리더십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는 국민, 직원 등 모든 팔로워(Follower)들로 하여금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

<2021 트랜드 모니터 (시크릿하우스, 2020)>에 따르면 2020년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리더십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가 무척 재미있다. 엠브레인은 리더십 유형을 삼국지 인물, 조조(위나라), 유비(촉나라), 손권(오나라) 세 가지로 나누었다. 그 동안 선호되던 리더십 유형은 강한 리더십의 조조, 부드러운 리더십의 유비 그리고 이 조사에는 빠져있지만 카리스마와 지혜의 리더십의 제갈량이었다. 그런데 조사결과는 무척 놀라웠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리더십은 조조, 유비, 제갈량도 아닌 손권의 리더십이었다.

손권의 리더십은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배우려고 하며, 신중하고 겸손하며 야망을 크게 펼쳐 일을 벌이기 보다는 기존 자신에게 있는 것을 잘 지키는 스타일. 때로 신중하다 못해 우유부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안정감 있는 스타일’로 정리할 수 있다.

엠브레인 조사결과는 무능감과 불확실 때문에 두려워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카리스마 리더십을 따르면 함께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부드러운 리더십을 따르면 평화를 보장받을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제 사람들은 성공과 성장보다, 평화와 안정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환경이 바뀌면서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었다. 언론, 출판은 계속해서 포스트 코로나를 외친다. 그러나 믿을 수 없다. 코로나는 극복할지 몰라도 또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 ‘With Virus’가 맞다. 그렇다면 코로나가 끝나도 우리는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Untact는 계속될 것이고 불신과 두려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타인에게 불확실함을 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안정을 주는 사람인가? 안정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리더거나, 팔로워거나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멀어질 수 있다.

글 | 정천(靜天), 직장인

<필자 소개>

재수를 거쳐 입학한 대학시절, IMF 때문에 낭만과 철학을 느낄 여유도 없이 살다가, 답답한 마음에 읽게 된 몇 권의 책이 세상살이를 바라보는 방법을 바꿔주었다. 두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 지금도 다른 시각으로 보는 방법을 익히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15년 차 직장인이며 컴플라이언스, 공정거래, 자산관리, 감사, 윤리경영, 마케팅 등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일년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을 정도로 다독가이며, 팟캐스트, 블로그, 유튜브, 컬럼리스트 활동과 가끔 서는 대학강단에서 자신의 꿈을 <Mr. Motivation>으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 출신,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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