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연 '공간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절제와 수용이 중요...."

박지순 발행/편집인 승인 2020.06.17 12:15 의견 0

금번 릴레이인터뷰는 공간기획전문가 서재연 디렉터입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카페공간, 쇼핑공간 부터 전문적인 전시공간까지 기존의 공간 개념을 새롭게 창조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해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시나요?

최근까지 전시기획을 주관한 '로브젝트'에서 ‘공간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습니다. 

공간은 주인공이 될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하는 전시와 협업해서 진행하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간이 배경만이 아닌 좋은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그 공간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나 여운을 주는게 저의 일입니다.

전시총괄이라는 큰 명제도 있지만 이를 위한 오브제 선택, SNS를 통한 소통과 전시관리의 부수적인 일이 계속 따라오는데 많이들 경험한 일이지만 어떤 경우는 부수적인 일이 주가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도 현재 디렉팅하는 전시의 공간개념을 끝까지 끌고 가는게 중요합니다.

어떤 계기로 현재 직무를 선택하게 되었나요? 원래 원하셨던 직무인가요?

현재 일은 내  공간을 나의 취향에 맞게 하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주위 사람들이 자신들의 공간기획을 부탁하거나 갖고 있는 오브제 (식물, 도자기, 유리, 나무제품등)에 관심을 갖고 청해서 즐겁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공간을 꾸미는 것에 대한 관심은 계속 있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각을 내가 생각하는 조화와 균형을 가지고 구현하는 것에 대하여 지치지 않는 끈기가 있었습니다. 왜 그런거 있지요? 그냥 가족사진 찍는데도 집요해서 주위 사람들이 지쳐하고 그런데도 결과물이 좋아서 또 다음에 너가 해주라 하고 부탁하는..

힘들다고 생각한적 없이 새로운 것은 새로와서 익숙한 것은 또 다르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본인의 직무에서 가장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또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좋아하는 것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잘하는 것은 또 다릅니다. 타인의 마음과 눈에 들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개념과 소통하면서 끌고나갈 수 있는 힘이 필요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솔크 생물학 연구소의 풀한포기없이 비워진 중정은 건축가 루이스칸의 작품입니다만 멕시코 건축가 루이스 바라간의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당신이 만약 중정에서 나무를 모두 없앤다면 하늘을 건물의 입면으로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글과사진으로만 보았는데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콘크리트 공간은 하늘을 하나의 구성요소로 갖게 되었습니다. '좋아 한다'에서 '잘 한다'로 가려면 이렇듯 하늘도 담아낼 수 있는 절제와 타인의 감각도 내 것으로 담아 낼 수 있는 수용적인 태도가 필요합니다.

"좋아한다고 말하기보다는 잘하려고 부릅뜰 것" 나자신에게 하는 말입니다.

본인의 직무를 희망하는 취준생 등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들려주고 싶은 얘기는?

인터렉티브 크리에이터의 시작은 쉬울지도 모릅니다. "잘한다!!! 근사해!!! 멋지네!!!"

그러나 쉬운 시작은 곧이어 끝없는 자기 부족과 함께 에너지 고갈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투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먼저 하나씩 해보세요.

자신이 좋아하는지 잘하는지를 봐야 할 것입니다. 주식의 손절매처럼 자신에게 안맞는 프로젝트는 과감히 포기해야 할 것 입니다.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룹을 짜서 정기적인 스터디를 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전문지식 외에도 타분야에 대한 이해와 생활 변화에 대한 감각도 중요해집니다. 언택트로 인한 개인공간의 중요성으로 '인테리어 시장 급성장' 이런것은 단순히 표제가 아니라 공간의미에 대한 변화이기도 합니다. 

경제개념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산안에서 결정하는것은 어렵지만 익혀야 할 일입니다.무엇보다 현재 공간을 볼때 흥미와 집요함을 가졌는지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본인의 현재 직무가 미래에는 어떻게 변화될꺼라 보세요? 그렇게 보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간 구성가로서의 역할과 의미 다양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상대가 개인, 기업, 공공성도 있고 생활양식의 공간구성이나 전시회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제까지 공간은 개인공간, 협업(사무)공간, 상업공간, 공공의 공간으로 구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공간구분은 사라졌고 재택근무로 회사의 업무가 들어오고 카페에서 개인업무나 학교 숙제 심지어는 과외까지 하고 있습니다. 

업무시작은 전시공간 구성으로 시작했지만 생활공간, 공공의 공간으로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대형서점 식당'에서는 사지 않는 책을 보면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공간을 만드는 재질에서 공간을 구성하는 오브제까지 또 저마다의 취향과 전문성에 따라서, 연령에 따른 필요에 따라서 공간의 의미는 변화합니다.

따라서 언제나 유연한 사고로 가치와 필요를 구현해줄수 있는 공간전문가는 마치 개인 금융매니저처럼 필요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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