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뉴스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셔 이야기를 듣고 취업, 이직, 창업 등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독자들께 유익한 정보와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인터뷰엔 정운경 힐리언스코어 운동센터 팀장을 모셨습니다. 정운경 팀장은 10년 이상 운동전문가로 일하며, 우리 몸을 바르게 사용하고 잘 관리하는 방법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짝사랑이 운동의 계기가 됐다는 재미있는 사연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부심과 열정을 갖고 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100% 만족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한 편에 담습니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현재 하시는 일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힐리언스코어운동센터 소속으로 삼성전자 R5 근골격계질환 예방운동센터에서 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운동전문가로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건강과 운동 관리를 책임지는 역할을 맡고 있죠. 임직원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을 경우 평가하고 분석해 잘못된 습관이나 자세를 바로 잡아드리거나 운동 방법 등에 대해 조언을 드리고 있습니다.”
처음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학원에서 체육학을 전공하셨던 것이 직업으로서의 운동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출발점으로 생각됩니다만.
“사실 처음 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짝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웃음) 중3때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고민 끝에 러브레터를 썼죠. 보기 좋게 퇴짜를 맞고는 친구들 사이에 놀림감이 되고 말았어요. 그런 일이 있고나서, 친구들을 따라 동네 헬스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실연의 아픔(!)도 잊을 겸, 잡생각들도 없앨 겸 해서요.
운동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여서, 휘트니스센터의 아저씨들이나 형들에게 배워가며 운동을 했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이 ‘너 몸 좋아졌다’고 하더라고요. 매일매일 열심히 운동한 덕분에 근육이 좀 붙은 거죠. 그 말에 신이나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운동하는 재미에 눈을 뜬 계기가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단순한 운동을 넘어 건강관리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좀더 전문적인 지식을 쌓자는 생각에 해부학 등도 공부했구요. 다른 진로들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았지만, 결국 제가 갈 길은 운동전문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원은 1주일에 한번 정도 학교에 나갔는데, 남는 시간에는 집 근처 휘트니스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모두를 학교 아니면 휘트니스센터로 채워 넣었습니다. 한 2년은 그렇게 지낸 거 같아요. 힘들었지만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보냈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엔 자격증들을 하나하나 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좀 바뀌었지만, 그때는 대학원을 나와야 응시할 수 있는 자격증들이 있었거든요. 실버세대의 건강관리에 흥미를 가져 보건소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경력을 살펴보니 업무 외에도, 운동 모델에 칼럼도 쓰시고 강의도 하시더군요. 자격증도 한두가지가 아니시고요. 참 부지런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전문가란 직업에 대해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하고 싶어했던 일이고 스스로 선택한 직업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네, 주변에서 ‘정말 바쁘게 산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많아요.
시간을 쪼개 여러 활동들을 하느라 바쁜 게 사실이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바쁜 중에도 하루 6시간 수면은 지키고 있으니까요. 사실,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핑계처럼 들릴 때가 많습니다. (웃음)
개인적으로 해외에서 일해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는데, 특히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전화 일본어로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삼성전자, 네이버 등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에서 운동관리 전문가로 활약하고 계신데요, 임직원들의 운동관리를 맡아 일하시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으시면 몇 가지 들려주세요.
”두 가지 정도가 생각나네요. 운동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분이 계셨어요. 운동만 열심히 하시는 게 아니라, 운동과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수집해 오셔서 질문도 많이 하셨구요. 저도 묻고 답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운동을 지도하고 배우는 것 외에도 해부학 등 전문적인 주제를 놓고 자주 토론을 벌이기도 했지요.
업무로 바쁘셨는지 한동안 뵙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는데, 그 동안 운동 관련 자격증도 따시고, 아예 운동과 관련된 일을 준비하시더라고요. 그 분과 지금은 연락이 잘 닿지 않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운동 관련 일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한번은 기타 동호회를 하는 임직원들과 친해지게 되었는데요, 그 분들의 권유도 있었고 해서, 기타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1년 정도 동아리활동에 동참하게 됐지요. 기초 연주부터 배우기 시작해, 연말에는 사내 강당에서 임직원 청중 100명 가량을 앞에 두고 연주 발표회를 했습니다. 혼자 연주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무지하게 떨리더라구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떨렸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직접 기타를 배우다 보니, ‘아 이래서 기타 동호회분들이 여기저기 아프다고 했구나’하고 깨닫기도 했습니다." (웃음)
일하시면 변화나 성장의 계기가 되었던 일들이 있으시면 들려주세요. 성공담, 실패담, 성장의 계기 등등..
“부모님이 두 분 모두 조용하신 성격이시라 저 역시 어려서는 내성적인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이 일을 하겠다고 주위에 얘기했을 때, 모두들 놀랐습니다. "사람들을 직접 상대해야하는 일인데 괜찮겠냐"고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땐, 거울을 보며 연습도 하고 직접 쓴 대본을 외워가며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사회초년생 시절엔 역시 긴장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회원들에게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나 확신이 부족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이어트 그룹 수업을 개설하게 됐는데, 신나는 음악과 춤을 곁들여 유산소 운동을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제가 특별히 춤을 잘 추는 것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게 만들어 본 프로그램 구성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매니아 회원들이 생겨날 정도였죠.
이런 분야에 소질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저도 모르고 있던 장점을 발견한 셈이죠. 연령대에 맞는 음악을 선정하고, 그 음악에 맞는 동작을 개발하고, 때론 직접 음악을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때론 빠르게, 때론 느리게 박자와 리듬을 바꿔보기도 하고요. 이런 동작에는 어떤 박자와 BPM(beats per minute. 음악의 속도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 맞을까 연구도 했습니다. 지금도 임직원들이 운동에 활용하실 수 있게 제 개인 유튜브 채널에 운동 관련 동영상들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제 스스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내성적인 성격도 바뀌었고요. 확실히 제가 한층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죠.”
운동전문가로서 특별히 준비해야 할 점이나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 알려주세요. 운동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어떤 점들을 준비해야할까요?
“운동전문가는 운동 방법이나 원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운동전문가들을 찾아오시는 분들은 내 몸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거나, 몸이 불편한데 어떻게 고치고 싶다거나 하는 등 다양한 이유를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운동을 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과는 차이가 있어요. 그런 분들은 휘트니스센터를 가시겠지만, 도움이나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은 운동전문가를 찾는 것이죠.
상담과 도움을 드리기 위해선, 전문적인 지식을 반드시 갖춰야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몸은 정확히 전후좌우로 움직이기 보다는 복합적으로 움직일 때가 많은데요, 이런 움직임을 잘 이해하기 위해선 ‘기능해부학’을 공부해 둬야하는 식입니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외우기 보다는, 실제로 내 몸을 움직여가며 스스로 확인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회원들의 몸상태와 상황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운동전문가라면 책을 통해서만이 아닌, 자신의 몸과 경험에서 비롯된 지식을 쌓아야 합니다.
좋은 운동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의 경험, 그리고 진실한 마음을 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에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되고 있습니다. 운동 전문가라는 직업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도 함께 들려주세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란 예상보다는 앞으로의 바람을 담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의 미세한 습관이나 섬세한 감정은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기계가 대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운동전문가는 단순히 몸에 대해서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까지 챙겨야하 합니다. 심리적인 부분은 책에 나오는 이론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섬세한 인간적인 교감과 신뢰가 뒷받침 돼야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간단해 보이는 문제들이 의외로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의 몸은 단순하지가 않아서, 기계적으로만 대할 수 없습니다. 심리적 도움이 함께 이뤄질 때 문제점이 해결되는 경우들이 있는 것이죠.
운동전문가는 사람의 몸과 건강을 담당하면서, 마음까지 보살펴 준다는 점에서 미래에도 여전히 꼭 필요한 직업이라고 믿습니다.”
운동 전문가로 일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응원의 한 말씀 들려주세요.
“사람들이 좋은 직업을 찾고 뛰어난 커리어를 원하는 이유는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요? 행복의 첫째 조건은 건강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전문가는 그 건강을 지키는 일을 하기 때문에 보람과 가치가 큰 직업입니다. 돈이나 명예, 권력 등을 생각하면 다른 직업들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믿기에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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