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onysian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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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1 00:00 | 최종 수정 2138.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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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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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펜던스데이>, <2012> 등 주요 재난영화 감독으로 널리 알려진 롤랜드 에머리히.
그가 2004년 제작한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속 주인공들은 엄청난 규모의 해일을 피해 들어온 뉴욕 도서관 내에서 극심한 한파와 싸우게 된다. 급기야 석조건물을 순식간에 얼려버리는 냉기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서관 내에 비치된 책들을 땔감으로 삼으려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인류의 문화유산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사서들이 대립하는 상황까지 이어진다.
솔직히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잘 판단이 안 서는 문제다. 언젠가 보수 성향의 소설가 작품 내용에 항의해 그가 출간한 책들을 쌓아놓고 불사르는 이들을 향해, ‘작가를 불태울지언정 책은 불태우지 말라’는 입장을 견지했던 필자이기에 니체의 역작을 끝까지 붙들고 이것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버티는 사서들을 보며 공감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많은 명작들은 결국 인간이 창작한 것이고 인간이 있고 난 후에야 작품도 있고 문화유산도 있을 수 있다는 주장들도 무시할 수 없다.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는 시쳇말도 필자의 중요한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언론의 상반된 모습을 접하게 되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굳어진다.
지난 4월 16일. 경제지를 포함한 국내 주요 언론 홈페이지의 상단은 불길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사진이 차지했다. 5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관련 이슈를 전면에 내건 일부 진보 성향 언론은 상대적으로 소수에 그칠 뿐이었다. 영화가 아닌 현실이기에 그 대조는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 하루였다.
물론 주요 언론들이 기술했듯 불탄 성당의 문화사적 중요성이 결코 사소하지 않고 비탄에 잠긴 파리시민과 세계 각국의 반응 또한 충분한 기사거리임은 부인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먼 타국에서 소실된 문화유산, 더군다나 소방관 한 명이 부상당한 정도로 인명피해도 거의 없었던 사건에 그토록 관심을 기울이면서, 아직 온전한 신원(伸?)도 이루어지지 않은 세월호 피해자들의 현실을 외면하는 이들의 태도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미 다 지난 일을 가지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행태가 징글징글하다고 말하는 그들의 행태가 징글징글하다.
다시 찾아온 4월에, 오래 전에 던졌던 질문을 다시금 꺼내본다. 언론, 언론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글ㅣDionysian, 칼럼니스트
<필자 소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외환위기 이후 다수의 구조조정 업무에 관여했다. 현재는 기업 건전성 평가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수의 기업들의 흥망성쇠를 접하고 결국 본인이 속한 조직 또한 구조조정에 직면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현대 자본주의와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에 대해 다각적으로 성찰할 필요를 절감했다. 오래전 접었던 언론인의 꿈을 다시 들춰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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