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그룹바이 제갈창민 개발자 "인정받는 확실한 방법 ,책임감"

머스트 뉴스 승인 2023.09.02 17:23 의견 0

금번 전문가 인터뷰는 그룹바이 (GroupBy) 제갈창민 개발자입니다. 그룹바이는 스타트업과 개발자를 연결하는 채용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마케터, 디자이너, PM 직군으로 확대, 다양한 분야의 신입 및 경력사원을 추천 받을 수 있는 인재연결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 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시나요? ( 구직 시 최근 직장)

저는 현재 초기 스타트업과 그들이 원하는 다양한 인재들을 서로 매칭하고 채용까지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룹바이 라는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을 제작하는 제품팀의 백엔드 파트를 맡고 있습니다.

웹 플랫폼은 대개 웹(사용자)-서버-데이터베이스와 같은 관계로 이루어져있는데, 제가 속해있는 백엔드는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출입구 역할을 하는 “API”를 주로 개발합니다. 또한 서버의 구축 또는 유지보수, 코딩 외에 플랫폼을 운영하는데에 필요한 전반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단순히 코딩에만 국한되지 않고 여러 연관된 부분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2022년 4월에 입사를 했고 현재 1년 5개월차 인데요, 지금은 총 5명으로 구성된 멋진 팀원들이 있지만, 처음에 제가 입사했을 때에는 제품팀, 즉 개발팀이 없었습니다. 제가 오기 이전에 플랫폼을 만드셨던 개발자분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이미 회사에 안 계셨고, 입사해보니 저 혼자 플랫폼 개발자 였던거죠.

저에게도 그룹바이는 생애 첫 스타트업이었는데, 말은 안했지만 “이야…이게 야생의 냄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추진력 좋은 대표님과 COO님이 빠르게 팀을 구축해주셨고, 지금은 리드 한 분과 프론트 2명, 백엔드 2명으로 구성된 5명의 어엿한 제품팀이 모이게 되어서 같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본인의 주된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본인의 핵심역량 )

단언하건대 “적응력” 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첨언하자면 “주변 환경에 따라 어떤 사람이든 어떤 성격이든 될 수 있는 “적응력”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주변 환경에 동요하지 않는 “적응력” 역시 가지고 있는게 제 핵심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자이고 나름 전문직인데 왜 기술에 대한 부분을 핵심역량으로 꼽지 않는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저는 개발을 시작한지 2년도 안된 소위 말하는 ‘주니어’ 개발자 입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이 개발이라는 직종은 너무도 깊고 넓어서 한가지만 잘하기도 매우 벅찬 직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개발’에 ‘적응’을 한 겁니다.

작업 도중 모르는 부분이 나왔을 때 찾아보는 것을 당연시 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단지 내가 지금 모를 뿐이다” 라는 마인드를 취하면서 개발자에 적응하게 되었죠. 언뜻 당연하고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이런 부분이 맞지 않고 적응하지 못하셔서 진로를 바꾸는 분들이 주변에 꽤나 많았습니다.

컴퓨터와 친하고 개발을 좋아하니까 잘 적응 할 수 있었던게 아니냐 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저는 20대 초반에 부사관을 지원하여 평생 군인으로 살 계획을 했었고, 20대 후반에는 미국에서 회계사로 회사에 헌신하다 은퇴 할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을 정도로 군인으로 있을 때는 천상 군인이라고 느낄 만큼 군대 시스템에 잘 적응했고, 미국에 위치한 무역/물류 회사의 회계팀에서 일할 때 역시 회사원이 체질이구나 싶을 만큼 잘 적응 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두 곳 모두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끝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고, 계획이 틀어질 때 마다 다시 적응 할만한 무언가를 찾아 다녔던 것 같습니다.

이렇듯 모든 것이 180도 뒤바뀌는 생활들을 매번 겪었지만, 당시의 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주변에선 항상 특이하다, 잘 산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핵심역량이 “적응력” 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업무 중에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했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나요?

플랫폼이 어느정도 구축이 되고 여러 기능들이 개발 될 즈음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서버가 다운된 적이 있었습니다. 시쳇말로 서버가 터졌다고 표현했었는데, 당시 퇴근하고 집에 있었던 상황이었고 지금은 잘 구축되어 있지만, 로깅 시스템이나 모니터링 시스템이 전혀 구축되지 않았던 때라 원인을 파악하고 복구하는데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또 농담처럼 하던 서버 터짐 상황에 놓이니까 멘탈이 요동을 치고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머리를 쥐어 뜯었었는데, 리드 개발자분의 판단으로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디도스” 였던 것으로 결론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도입한 것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로깅과 모니터링 시스템 이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하지만, 외양간을 잘 고쳐놔야 다음에 기를 소 들을 잃지 않을 테니까 튼튼한 외양간을 만들자 라고 여기며, 유명한 플랫폼들은 어떤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했는지 리서치하고 비교 분석해가며 하나하나 구축해 나갔습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애플리케이션(플랫폼), 서버, 데이터베이스에서 발생하는 각각의 이벤트들을 로깅 시스템으로 저장, 관리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르고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회사의 슬랙과 연결해 문제가 될만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회사의 누구라도 알아차릴 수 있도록 갖춰져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본인의 노하우 포함 )

제가 생각하는 직장에서의 인정이라함은 신뢰 받는 것, 그리고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 입니다. 다만, 제가 추구하는 일을 잘한다라는 것은 “책임감”이 뛰어난 것을 말합니다.

책임감은 사실 굉장히 많은 것을 수반하는데, 이를 테면 게으른 사람은 책임을 떠 맡지 않으려 할 것이고, 거만한 사람은 팀의 책임을 같이 지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내가 책임질 만한 일이 없다 라는 것은 어쩌면 회사의 누구에게도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고로 책임감이 없다는 평가는 직장으로부터 신뢰 받지도 못하고 일을 잘하는 사람도 아닌 것이다 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을 할 때 항상 “이것 잘못되면 내가 다 책임진다.” 라는 마인드로 일을 맡거나 행합니다. 제 업무의 특성상, 그 결과물은 평범하거나, 어쩌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항상 저에게 든든하다, 믿고 맡긴다, 또는 너가 그렇다면 그렇겠구나 라는 평을 듣습니다. 그건 제가 일을 잘해서가 아닙니다. 맡은 일에 책임감을 갖고 무언가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때와 장소,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갖는 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래에 본인의 직무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즈음 인간의 생활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AI의 발달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개발자들 역시 AI가 발달함에 따라 직업과 직무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점점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2차 산업이 그러했듯 간단하고 반복적인 것들은 기계에게 시키고 그보다 더 복잡한 작업과 걸맞는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개발자들의 직무가 아닐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린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서로가 대화하는 것에 사용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계가 대신해주는 시간동안 우리는 점점 더 개인에게 맞는 무언가를 찾게 될 것입니다.

개인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대화 같은 상호작용이 필수일테고 이는 필연적으로 서로간의 시간을 할애해야만 합니다. 서비스의 고도화는 얼마나 개인에게 맞춰지느냐로 판가름 날 것이기에, 우리는 아마도 기계와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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