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츄리시티즌 pop-up 인터뷰] '낭만농객' 김수완 대표, 소멸위기지역을 여행업에서 공간업으로

머스트 뉴스 승인 2024.02.08 21:29 | 최종 수정 2024.02.20 15:25 의견 0

로컬 크리에이터와의 우연한 만남, pop-up業 interview

by.컨츄리시티즌 X 로컬 에디터 1기

컨츄리시티즌 로컬 에디터, 전소현 에디터가 소개합니다.

<낭만농객>의 김수완 대표.

지역 주민에게조차 방치된 공간을 재발견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킨 청년들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때에 소멸위기지역에서 농촌 여행 사업을 꾸린 청년 스타트업 낭만농객. 소멸위기지역에서 여행업에서 공간업으로 성장하기까지의 서사를 뒤쫓아 가보았습니다.

어려서부터 건축가를 꿈꾸던 김수완 대표는 [유기채]라는 사업을 통해 건축에 대한 탐구와 감각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유기채]란 사라져 가는 지역에 62개의 공간을 만든다는 뜻으로, ‘소멸 위험지역에 유기체 공간을 만들겠다 & 지역에 유기된 공간들을 엮어내겠다’라는 유기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건축 사업으로서 현재까지 두 가지 공간이 존재합니다. 제1 [유기채]는 철원에서 양지리 창고를 프라이빗 영화관으로, 제2 [유기채]로는 부여에서 방치되는 한옥을 프라이빗 별장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로컬 에디터들과 인터뷰 하고 있는 <낭만농객> 대표 김수완 ⓒmungraphy_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낭만농객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완 대표입니다. 낭만농객은 소멸위기지역에 방치되어 있는 공간들을 리노베이션 해서 15분 단위로 이동할 수 있는 소도시 클러스터로 만들어 나가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지역 주민이나 외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허브 공간을 구축하고, 이를 중심으로 15분 거리 내에 숙박 또는 F&B, 문화공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이죠.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바라본 나의 로컬(철원과 부여)은 어떤 곳인가요?

우리가 소히 생각하는 시골이나 소멸위기지역들이 인기가 없다거나 사람들이 찾지 않았다는 이유로 훼손되지 않은 역사가 있더라고요. 가까운 주변 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었어요. 철원이나 부여와 같이 소멸위기지역들은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지나가는 순간에 대해 가치를 밖에서 찾지 않고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곳이에요.

대표님께서는 왜 소멸위기지역에 주목하셨나요?

저의 여행 성향이었어요. 개발도상국에 자주 다녀왔는데, 그럴 때마다 거기서 시골을 주로 다녔어요. 외국인들은 보기 어려운 그 나라의 맨얼굴을 볼 수가 있어 도시 여행과는 또 다르게 재밌더라고요. 국내에서도 시골 여행을 할 수 있는 채널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처음엔 농촌 여행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여러 가지 한계 지점에 부딪쳤어요. 몇 번의 *피봇팅을 거친 끝에 지금의 공간 사업으로 자리 잡게 되었죠.

*피봇팅 : 기존 사업 아이템을 포기하고 외부환경 변화에 맞춰 방향 전환에 나서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

공간 사업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각 지역의 가치를 어디에서 찾아 사업에 반영하시나요?

지역성이라는 것이 정통성이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보통 그 지역의 주민들을 많이 만나고, 주민들과 나눈 대화를 계속 기록해 두는 편이에요. 그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상적인 기록이 쌓여서 지역의 특성이 되거든요. 그래서 현장을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휴 공간을 활용하는 여러 사례를 봐왔지만 영화관은 처음 접했어요. 여행지로 손꼽히는 지역이 아닌 철원에 있어서 놀랐는데요. 찾아가야만 알 수 있는 장소에 어떻게 영화관을 기획하셨나요?

<빈집 예쁘게 고쳐드립니다>라는 전단지를 지역에 돌렸어요. 사실 타깃층을 지역 주민들을 생각하고 했는데, 관공서 직원분이 보고 연락을 주셨어요. 농업지원과 팀장님이 전화를 주셔서 저희 사업 방향 목표 등을 설명드렸더니 ‘공간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해 줄 테니까 알아서 해보세요'라고 주도권을 쥐여주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지금의 <양지리 창고>를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양지리 창고> 영화관, 실제 영화를 감상하는 공간의 모습 ⓒ낭만농객

영화관 <양지리 창고> 경험 디자인을 설계할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추셨나요?

<양지리 창고>와 같은 사례가 없었어요. 타깃이 누구지 어떻게 몇 시간을 하고 가격을 얼마를 해야 할지 이런 걸 몰라서 그냥 추측으로 했어요. 처음에는 빔프로젝터와 스크린, 스피커만 있었어요. 사람들이 오셔서 해주셨던 피드백이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는 다른 세계로 온 것처럼 좋았는데 거기 있던 아이패드로 어떤 영화를 볼지 고르는 순간 그냥 집 거실에 온 것 같았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런 피드백을 듣고 나서는 경험의 단계에 제한을 둘 수 있도록 아날로그 공간으로 전환했어요. 아이패드를 치우고 아날로그 한 장비들만 둔 거죠. 우리가 큐레이션 한 3편의 영화 혹은 3개의 LP를 가져다 놓고 그랬더니 반응이 좋더라고요.

철원에서도 양지리 마을이 거의 첫 단에 있는 마을이라 되게 소멸된 지역이었고, 주민들조차 찾지 않는 방치되는 공간이었지만 서서히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언론에도 노출이 되고, 외부 지역에서 전시도 하고, 글로벌로도 확장이 됐는데요. ‘끄트머리 국제마을영화제’라고 마을 중심의 영화제가 있는데, 외국의 독립 감독들이 마을의 영화관에 와서 직접 상영했던 적도 있었어요.

<양지리 창고> 영화관, LP 사용하는 모습 ⓒ낭만농객

이쯤 되니 공간 경험의 큰 축을 담당하는 ‘건축’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요. 건축에 대해서 어떤 신조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요.

건축에 대한 신조는 잘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을 보면 코워킹 스페이스라던가 지자체에서 만든 청년 공간들이 많은데, 사실상 좋은 공간인데도 불구하고 쓰이지 않고 닫혀있는 곳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쓰이고 사랑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스토리가 녹아들어 있는 공간을 추구해요. 개인적으로 풍화된 공간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천천히 낡아가는 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한옥과 같은 곳을 좋아해요.


부여집 <여정> 침실 사진 ⓒ낭만농객

그래서 [유기채] 프로젝트의 2번째 공간, 부여집 <여정>의 사진을 봤을 때 독특한 구조 때문에 그 기획 의도가 굉장히 궁금해지더라고요. 부여에 건축하신 한옥 공간인 <여정>에 대해서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전에 사유원을 다녀왔었어요. 두 시간 정도 걸으면서 했던 경험들이 인상 깊어서 그곳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된 곳이 부여집 <여정>이에요. 산을 올라가다가 푸르른 자연을 걷다가 어느 순간 아스팔트 길을 만났고, 점점 높아지는 콘크리트 벽이 있었어요.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되게 좁고 높고 답답한 길을 걷게 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시야가 확 트이면서 자연을 볼 수 있는 프레임이 나와요. 인생에서 살다 보면, 목표가 있고, 목표까지 가는데 막막하고 답답한 부분도 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환희의 공간이 나타나는 삶의 여정과 비슷한 공간이라고 느꼈어요. 이 경험에 영감을 받아 긴 여정의 끝 환희의 순간을 느낄 수 있는 부여집 <여정>을 기획했어요.

부여집의 물리적인 환경자체가 시내, 수도권과 아주 먼 곳이에요. 이를 활용하여 아예 ‘고립된’, ‘프라이빗한’ 특징을 크게 살렸어요. 부여집을 에워싸는 3미터 높이의 담장이 그렇고, 부여집을 품고 있는 마을 전경 자체가 ‘세상과 동떨어진 집’이라는 감동을 주기를 바라요.

긴 여정의 끝에 만나는 환희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콘크리트 벽 – 부여집 <여정> 담장 사진 ⓒ낭만농객
콘크리트 벽을 지나면 나오는 환희의 순간 – 부여집 <여정> 외관 사진 ⓒ낭만농객

부여집 <여정> 은 ‘공유 별장‘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생소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공유 별장은 어떻게 운영되는 건가요?

1개의 빈 집을 낭만농객이 리노베이션 하여, 8명의 매수자에게 1/8 소유권을 판매하는 사업이에요. 매수자들은 연 20일의 사용권을 갖게 되며, 별장 비 기용 시기를 제외한 170일은 일반 여행객에게 판매되죠. 판매한 170일 수익은 매수자와 수익을 공유해요. 부여집 <여정>은 그 첫 모델이며, 현재 와디즈를 통해 170일에 대한 판매를 먼저 진행 중이에요. 곧 2월 9일 13시에 와디즈에서 앙코르 펀딩을 진행하는데요, 관심 있는 분들은 그때 참여해 주시면 부여집 <여정>을 직접 경험해 보실 기회가 생길 거예요. (웃음)

<양지리 창고>나 부여집 <여정> 모두 펀딩으로 접근하신 이유가 있나요?

우선, 투자를 받은 돈은 부동산 개발로 쓰면 안 된다는 제한들이 굉장히 많아요. 자금을 모으는 다른 방식을 고민하다가 자금을 어떻게 모으지 하다가 크라우드 펀딩을 알게 되었어요. 막상 펀딩을 해보니 결과물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 사업을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는 것에서 경제적 효과를 봤던 것 같아요. 소비하는 금액이나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양지리 창고>는 텀블벅에서, 부여집 <여정> 은 와디즈에서 진행했어요.

낭만농객의 다음 스텝은 뭘까요?

결국은 로컬로 향하는 사람들이 힘이 세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로컬로 향한 사람으로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증명하는 게 목표예요. 진짜 클러스터를 실현해서 작동시키고, 로컬이 돈이 된다는 걸 증명하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참고로, 부여에서 선보였던 공유 별장이 올해 3월, 2월쯤에 철원에서도 시작한답니다!

인터뷰 진행&편집 : 전소현 에디터

촬영 : 허유미 에디터

보조 : 신성희 에디터

총괄 :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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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팝업 인터뷰로 만나본 <낭만농객>과 김수완 대표의 이야기가 흥미롭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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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농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nongma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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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집 <여정> 와디즈 앵콜 펀딩 (2/9 13시 오픈)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264908

길을 걷다 발견한 팝업스토어처럼 우연히 만나게 되는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즐거운 인연이 되기도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로컬 브랜드,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우연히 만나보세요.

<POP-UP業 interview>에서는 컨츄리시티즌과 로컬 에디터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로컬을 업으로 삼고있는 10인의 로컬 크리에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로컬,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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