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검사는 많은 기업에서 지원자의 성격, 태도, 행동 양식 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이다. 주로 지원자가 조직의 문화와 업무 환경에 잘 맞을지 판단하는 데 활용한다. 인성검사의 결과는 채용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로 인성검사에서 탈락하는 원인은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채용과 관련하여 언급하는 인성검사는 심리학에서 유래되었는데, 심리학에서는 원래 성격검사(Personality Test)고 부른다. 성격검사는 다양한 환경에서 발현되는 개인의 행동 특성이 개인의 성격 특성에 기인한다는 것을 전제로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인재 선발과 같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정신 건강 전문가의 심리적 진단과 같은 임상 분야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 또는 긍정적인 인간관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빅5모델 및 헥사코 검사 등을 비롯한 수많은 성격 검사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각종 채용정보 포털이나 공공기관 등 온라인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인성검사의 역사
임상 심리학에서 최초의 성격검사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셸 쇼크(Shell shock) 때문에 사용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셸 쇼크는 지속적인 폭탄의 충격으로 인해 나타나는 급성 정신적 증상이라고 여겨졌으며, 당시 이러한 증세를 보이는 군인들은 극도의 불면증, 공포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전 수행이 불가능했다. 따라서 각 군 지휘부는 검사를 통해 보유 병력 중에서 셸 쇼크에 유독 취약한 사람을 사전 선별하고자 했는데, 이때 최초로 임상적 목적의 성격검사가 시행되었던 것이다.
산업 및 조직 심리학 분야에서 인재 선별을 위한 최초의 성격검사로는 1936년 EF Wonderlic에서 만든 원더릭 테스트(Wonderlic Personnel Test)가 언급된다. 이 검사는 대상자의 수리, 언어, 추론능력 등 일반적인 인지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별도의 성격검사도 개발되어 있었다. 1940년대에 미국 통신기업 AT&T 및 식품회사 Oscar Mayer 등의 인재 선발에 쓰였고 이후 미군 또한 2차 세계 대전 간 해군 조종사 및 항해 장교 후보자를 선발하는데 활용했다. 이처럼 주로 군대에서 우수한 병력 자원을 선별하던 데 쓰던 다른 많은 도구들과 같이, 성격 검사도 기업들의 초창기 인재 채용 도구로 응용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현재 기업에서 인재선발에 사용되고 있는 인성검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인성검사의 역할
구직자가 채용 절차 중 인성검사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기업은 다양한 성격 검사를 사용하여 장래 입사할 직원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하려고 한다. 인성검사는 지원자가 특정 직무나 조직 문화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채용에 활용되는 인성검사의 본질은 지원자의 가치관, 대인 관계 능력, 스트레스 관리 능력 등을 측정하여 회사와 채용 직무에 요구되는 특정한 행동이 남들보다 더 자주 발현될 수 있을 것인지를 예측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성검사 결과는 단순히 총점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합격과 탈락의 기준으로 사용되기는 어렵다.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얼마나 적합한지 그 가능성을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것이다.
지원자가 자신의 성격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커리어를 결정할 때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지원자는 인성검사를 통해 자신도 몰랐던 강점과 관심사를 알게될 수 있다. 성격 유형에 대한 통찰력을 얻으면 이력서에서 강조할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고, 잠재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약점을 파악하기도 쉽다.
또한 지원하는 기업의 채용담당자에게 긍정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면접 전에 인성검사 절차를 거치지만, 검사결과지가 지원자 본인에게는 노출되지 않도록 해 둔곳이 많다. 면접에서 본인의 인성검사 결과가 언급될 경우, 미리 자신의 성격 유형과 특성을 알고 있다면 면접관과의 논의에서 당황하지 않고 잘 대비할 수 있다.
반대로 인성검사가 지원자에게 '내가 일할 직장'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 개발된 개인 맞춤형 인성검사는 여러 기업의 조직문화 유형 중 나에게 적합한 곳은 어디인지, 내 성격과 흥미에 적합한 직무는 무엇인지, 나와 잘 맞는 동료 유형은 어떤지까지 분석해 주는 등 상세 결과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나에게 이상적인 업무 환경이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고, 주어진 직무나 업무 환경에서 잠재적인 어려움을 미리 인식할 수 있다. 특히 어떤 유형의 상황이 나에게 어려울 가능성이 있는지 사전에 인지할 수 있다면 이를 대비하거나 사전에 방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성검사의 종류
현재까지 개발되어 상용화된 성격검사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국내ㆍ외 기업 인재선발에서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성격검사는 아래 다섯 가지 검사에 근원을 두고 있다.
1. Five-Factor Model
흔히 ‘Big5 모델’이라고 불리는 성격의 5요인 모델은 여러 문화권과 언어권에서 심리적 특성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하는 단어들을 통계적으로 연구해 뽑아낸 성격 특성들을 다룬다. 심리학자들은 오랜 기간 ‘인성을 이루는 주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해왔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가지의 특성(factor)을 선별해냈다. 다섯 가지 특성은 신경성(Neuroticism), 외향성(Extraversion), 개방성(Openness), 우호성(Agreeable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이다. 이러한 다섯 요소가 얼마냐 높고 낮냐에 따라 특정 개인이 직무상황에서 보여줄 성격을 추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도덕적’일까 궁금하다면 위 다섯 가지 요소에서 높은 신경성(부끄러움을 잘 느낌), 낮은 외향성(돌발행동이 적음), 높은 우호성(이타적), 높은 성실성(자기 통제력)의 조합으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2. HEXACO 성격 검사
HEXACO 성격 검사는 기존의 5가지 요인 모델(빅 파이브)을 확장하여, 정직-겸손(Honesty-Humility), 정서성(Emotionality), 외향성(Extraversion), 원만성(Agreeableness), 성실성(Conscientiousness), 개방성(Openness to Experience)의 6가지 차원으로 성격을 분류한다. 정직-겸손 요인은 특히 부정직하거나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반영할 수 있어, 개인의 윤리적 성향이나 대인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개정판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문항을 수정하고, 각 차원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한 성격 분석이 가능해졌으며, 특히 다양한 문화권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연구자들은 이를 통해 글로벌 환경에서의 성격 차이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캘리퍼 프로필
캘리퍼 프로필 성격검사는 50년 이상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심리 측정 도구로, 개인의 성격 특성과 업무 성과 간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검사이다. 총 180여 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원자는 다양한 형식의 질문에 답하게 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형식은 일련의 진술문을 제시하고 자신의 견해와 가장 일치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밖에 다른 질문 형식에는 참 또는 거짓, 해당 진술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척도를 고르는 문항도 있다. 이 검사는 지원자의 잠재적인 부정적인 특성과 긍정적인 특성을 모두 살펴보고 어떤 직무를 어떻게 수행할지에 대한 예측을 제공한다. 또한 특정 직업이나 직무에 매우 중요한 특정 행동을 타겟팅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4. 미네소타 다면적 인성검사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는 심리 평가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신뢰성을 가진 도구로 1940년대에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처음 개발되었으며, 최근에는 현대적인 용어와 진단 기준에 맞춘 MMPI-2 및 MMPI-2-RF 등이 활용되고 있다. MMPI-2는 총 567개, MMPI-2-RF는 조금 더 간결한 338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응답자는 각 문항에 '참', '거짓', '모르겠다'로 답한다. 이 검사는 주로 정신과 진료에 사용되지만 그 외에도 범죄자 정신 감정, 직업 선택, 인재 선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개인의 성격 구조와 심리적 상태를 평가하는 데 대한 신뢰성이 높다.
5. 길포드-짐머만 검사
정식 명칭은 길포드-짐머만 기질 설문지(Guilford-Zimmerman Temperament Survey, GZTS)이다. 개인의 다양한 성격 특성과 기질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MMPI와 마찬가지로 주로 임상 영역에서 사용되지만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총 30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고, 응답자는 각각의 문항에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게 된다. 취합된 응답을 기초로 개인의 성격을 10개의 차원(사회성, 감정안정성, 객관성, 억제성, 우호성, 상상력 등)으로 나누어 분석하며 검사 결과는 각 척도의 점수로 제공된다. 이 검사는 기업에서 지원자의 성격 프로파일을 작성하고, 성격에 기반한 행동 경향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출처 : 사람인 HR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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