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채용의 허와 실

박지순 기자 승인 2020.09.06 19:51 | 최종 수정 2020.09.06 20:04 의견 0

어떻게 하면 적합하고 뛰어난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을지 현 팬데믹 상황에서 기업은 고민이다. 기업설명회는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면접방식은 비대면으로 바꾼다. 또한 불확실한 경기상황으로 인력채용도 탄력적으로 해야하기에 수시채용으로 진행한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하거나 화상면접을 보는 방식은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에게 낯설고 어색하지만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절차가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이러한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했다면 이색채용으로 소개되었을 것이나 현 상황에서는 당연하게 느껴진다.

이렇듯 기업들은 외부 및 내부요인으로 채용방식을 변경하는데 보다 새롭고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일본 한 게임회사에서는 채용설명회를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했다. 채용설명회의 자료는 벽돌블록을 이용해 만들었고 지원자들은 본인의 캐릭터를 통해 참가할 수 있다. 몇년전 다음카카오가 일정 레벨이상의 유저를 조건으로 채용공고를 낸 사례도 있었다. 자사가 전개하는 게임에 충성도와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선발하려는 채용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KT는 작년에 스팩이 필요없는 '스타오디션'을 진행했다. 5분간 본인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인데 통과하면 서류전형 합격 혜택이 주어진다. SK도 '바이킹챌린지'라는 무스팩 전형을 진행했는데 '스토리는 스팩보다 아름답다'는 모토로 15분간의 발표를 통해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모 제약회사에서는 지원자의 적극성을 평가하기 위해 의료.제약 종사자 명함 20장을 가져오면 가산점을 주겠다고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이색적이며 파격적인 전형이 단순 홍보성이 아닌 해당 기업의 철학을 담고 있는가 의문이 든다. 왜냐하면 이벤트 개념의 일회성에 그치거나 정규공채와 혼재하여 진행을 하기 때문이다. 

스팩보다 역량을 기반한 인재를 원한다면 기업의 철학 및 문화에 기반한 일관성있는 채용방식을 진행해야 구직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색 채용방식으로 회자되는 화장품 기업 '러쉬코리아'는 스팩을 생략하고 100초 이내의 셀프 동영상으로 지원을 받는다. 여기까지는 기타 이색 채용 기업과 큰 차이는 없다. 다음이 차별된 전형인데 막내직원으로 구성된 면접관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격한다. 방식은 딱딱한 질의응답식이 아닌 어떤 주제에 관한 토론식 면접이다. 물론 대표이사 최종면접은 없다. 

러쉬코리아의 '냄새나는 면접' 유튜브 영상캡쳐.

러쉬코리아의 기업철학은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비누를 만들 수 있다'고 직원들의 행복에 중점을 둔다. 그런 이유로 지원자까지도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낄 수 있게금 면접방식을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실행한다.

이러한 이색채용을 일회성 혹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지원자들의 스토리(경험)을 통한 역량을 알고 싶어한다. 결국 효과적인 면접은 지원자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며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료를 선발하는 매의 눈이 필요한 것이다.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쉬운 '필기시험' 혹은 'AI 면접'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마 '잠재력'과 '공감능력'을 통한 시너지일 것이다. 지원자가 하는 얘기에 감동을 받고 공감해주는 면접관이 아직까지는 효과적인 선발의 필수요소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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