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순 발행/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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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9 19:42 | 최종 수정 2021.08.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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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취업포탈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조사를 실시했다. 집에서 근무한 직장인 4명 중 3명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는데 가장 큰 이유로 출퇴근 시간절감이 차지했지만 불필요한 회식.행사 자체가 사라졌다는 답변도 15%를 차지했다.
언제부터 회식이 직장인들에게 불필요하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은 반대로 왜 직장에서 회식이 필요했었을까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회식은 보통 팀장 혹은 선임자의 주도하에 이루어진다. 부서에서 회식비용을 공식적인 경비로 책정할 정도로 한국의 직장문화에서 필수적인 존재였다. 이유는 직장을 벗어난 공간에서 보다 진솔한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부서회식 자리는 선임자들이 때론 인생선배로서 형 혹은 누나가 되어 인간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편한 자리였고, 더 이상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여 업무를 지시하는 감독자 역할이 아닌 똑같은 월급쟁이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힘이 되어주는 동료애의 장이었다.
회식문화는 집단주의에 익숙한 기성세대에게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풀고 동료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방식이나 신세대에게는 음주를 강요 당하고, 고기를 구워야 하는 무의미한 자리로 인식되어 갔다. 이러한 문화를 개선하고자 문화회식 혹은 힐링회식이 대안으로 유행하는 때도 있었지만 강제되는 자리라면 참석자들은 즐거울 턱이 없다.
이젠 더 이상 기성세대도 이러한 회식문화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뾰족한 방법이 딱히 없다. 개인의 삶이 희생되더라도 조직의 생리에 순응하는 것이 직장인의 삶인가라는 의문은 퇴직연령이 점점 짧아지는 현실 속에서 이젠 조직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 또한 마음 깊은 곳에서 커져간다.
이러한 '다름'은 세대간의 가치관 차이이기도 하지만 경험의 차이기도 하다. 먼옛날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동그랗게 모여서 고기를 함께 구워먹는다고 동료애가 생기고 유대감이 강화되지 않는다 얘기이다.
아무리 사내에 힐링공간을 만들고 공짜점심을 주어도 애사심이 높아진다거나 업무몰입도가 높아지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결국 직원들의 유대감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가 회식인데 회식이라는 형식의 경험은 세대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져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미이다. 즉 구세대와 달리 신세대에게 회식은 긍정적인 경험이 아닌 것이다.
긍정적인 경험은 직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기초해야 하는데 직원들만의 의기투합으로는 성장을 이룰 수 없다. 당장에는 힘을 낼 듯 하지만 다음날 출근하면 반복적인 일상으로 돌아온다. 차라리 그 시간에 모자란 휴식을 하던지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긍정적일 것이다.
근래 '직원경험'이 HR 전략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데 경영주가 직원을 진정으로 고객과 같이 존중하고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선임자가 후임자의 발전을 위해 기회를 열어준다면 세대간 사고와 가치관이 설령 다르다고 할지라도 그 기업의 회식은 직원들에게 긍정적 경험이 될 것이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및 직원들 간의 유대감을 밖에서 해소하고 돈톡히 하는 것이 부정적이라기 보다 진정한 회식의 의미를 살리려면 회사가 직원을 보는 시각, 팀장이 팀원을 대하는 자세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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