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dener's path ] 나도 이제 '식집사'가 되다

양 혁 전문위원 승인 2022.05.17 22:13 | 최종 수정 2022.05.17 22:36 의견 0

반려(伴侶: 짝이 되는 동무)

'반려'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고 들리는 단어 중에 하나다

동반자, 반려자 등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사용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반려라는 이 단어에 동물, 식물이 따라붙고 심지어 생명체가 아닌 돌맹이를 대상으로 '반려돌' 까지도 생겨나고 있다.

얼마전 ‘나 혼자 산다’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배우 임원희씨가 반려돌을 키우는 장면을 보고 사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우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대상은 도대체 어디까지란 말인가?

여러 반려 대상 중에 가드너로서의 반려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예전에 식물은 단순히 풍경으로 바라보는 것과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한 것 두 가지로 구분되었다. 그러고 보면 식물은 예로부터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로서 함께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요즘 들어서 식물도 사람과 동급의 대우를 받고 있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가족과 같은 존재가치로 관심, 정성, 의지의 대상으로 생활을 같이 하고 있고 사람은 반려식물을 통해 정서적,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과 효과를 얻고 있다.

또한 10명중 6명이 현재 식물을 직접 키우고 있으며 8명 이상이 식물을 키운 경험을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쯤되면 나는 어떤 반려식물을 들여야 할까 한번쯤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이모님 댁에 놀러 가면 현관 앞 조그마한 공간에서 여러 가지 난이 있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정성으로 키우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이모부님에게는 난들이 당신의 반려식물인 것이다.

예전부터 많은 가정에서 다육이들을 갖고 있고 베란다나 현관밖에 무심하게 놓여있던 식물화분들이 대부분인 이유가 관리하고 키우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서인 듯 하다.

하지만 지금 반려식물을 찾고 있다면 트랜드를 알고 따라갈 필요도 있지 않을까 싶다.

플랜테리어가 대세

최근 대세는 플랜테리어(Planterior : 식물(plant)과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식물로 실내를 꾸밈으로써 공기정화 효과와 심리적 안정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인테리어 방법) 이다.

주거환경의 변화로 인해 식물들을 실내에서 키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많다 보니 생기있는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식물 화분 들을 인테리어 개념으로 배치하고 있다.

식물을 활용한 플랜테리어의 범위를 좀 더 확대한다면 테라리움(Terrarium : 땅(terra)과 공간(ium)의 합성어로 유리용기에 흙과 돌, 조그만 식물들을 넣어 꾸민 축소판의 작은 정원)과 아쿠아스케이프(Aquascape : 수중(aqua)과 풍경(landscape)의 합성어로 수초, 돌, 유목 등을 활용하여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이미지를 수중생태계로 재현한 수조)에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테라리움
아쿠아스케이프

플랜테리어 개념으로 실내에서 키우기 적합한 식물을 반려식물로 선택한다면 요즘 트랜드는 관엽식물이다.

관엽식물은 꽃보다 잎의 아름다운 무늬와 색감, 모양에 매료되는 식물이다. 주로 중남미, 인도네시아 등 열대우림지역 큰나무 밑에서 자라는 식물들이다 보니 실내에서 키우기에 적합하다. 수입식물로 인한 희귀성과 수집구매욕이 맞물려 요즘 반려식물로 인기가 상당한데 크게 3가지로 분류하자면 알로카시아, 필로덴드론, 안스리움을 꼽을 수 있다.

다만, 희귀성과 인기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니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은 관리하기 쉬운 식물을 먼저 구입하여 키워보시기를 추천드리며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몬스테라를 추천드린다.

몬스테라
알로카시아 프라이덱
필로덴드론 베루코섬
필로덴드론 플로리다뷰티
안스리움 크리스탈리넘
알로카시아 푼칵

식집사 그리고 식테크

이렇듯 반려식물들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식집사(식물애호가들 사이에서 식물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일컷는 용어)가 되어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으니 취미생활로도 추천할만하다. 최근들어 SNS상에 반려식물 관련한 해시태그 검색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천남성과 식물이 대부분이다 보니 생육에 필요한 광량, 온도,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장소에 따라 추가적인 시설이 필요할 수도 있다.

햇빛이 잘 안들어 오는 실내에서는 식물등이 필요하고 최저 생육온도 12도 이상, 습도도 60% 이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실내에 별도 온실을 만들어 주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식집사가 된 이상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며 인테리어 효과로도 괜찮다고 본다.

그리고 관엽식물에 대한 수요가 점점 많아지다 보니 식테크(식물 재테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식물을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함에 있어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한정된 실내공간에서 키우는데 한계가 있어 분양을 통한 재태크는 희귀성이 있는 관엽식물 특성상 점차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몇백,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식물이 난, 다육이, 분재식물 등에서 예전부터 있었다면 최근에는 관엽식물에서도 그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게 있다고 한다.

관엽식물 특성상 온도, 습도 조건만 맞으면 생장속도가 빨라서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와도 잘 맞는 부분도 선호하는 식태크 수단이 되는 것 같다.

플랜테리어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마트 등 가까운 곳에 가드닝에 필요한 도구들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오픈마켓이나 농원에서 트렌드에 맞는 반려식물들을 찾을 수 있으며 SNS상에서 필요한 정보들은 얼마든지 접할 수 있다.

식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주는 관심과 사랑만큼 내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며 항상 그 자리에서 나를 반긴다. 그게 반려식물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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