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승, '(주)류콘' 대표 "진정성이 경영의 동력"

박지순 발행/편집인 승인 2022.03.24 14:09 의견 0

금번 리더스토리는 의류전문 수출기업인 ‘㈜류콘 (leukon)’의 안규승 대표입니다. 오랫동안 섬유수출업계에 종사하고 있고 독보적인 심리스(seamless) 의류 수출 노하우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과 직무를 말씀 주세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시나요? ( 구직 시 최근 직장)

저는 IMF시절 섬유수출 대기업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무역업에 관심이 많아서 무역회사에 입사했는데 섬유제품을 제조하여 수출하는 회사였습니다. 당시 섬유는 자기 사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다가 몇 군데 이직하여 경험을 쌓고 2004년도에 창업을 했습니다.

창업한 지 19년차이고 저희 회사는 흔히 말하는 의류수출벤더 회사입니다. 주로 미주 쪽으로 수출하며 주력 아이템은 심리스(SEAMLESS) 의류 제품이고 부분적으로는 스위밍웨어, 일반니트 의류가 있습니다.

박음질이 없는 옷을 보통 심리스 의류라고 하는데 바디 사이즈에 맞추어서 원통으로 원단이 나오는 초기 단계에서 현재는 풀 자가드로 편직하여 기계에서 완전한 모양이 성형되어 나옵니다.

심리스의 장점은 편하다는 것인데 우선 스판이 들어가서 신축성이 높고 봉제로 막는 부분이 없어서 옷을 착용하거나 활동 시에 몸에 걸리는 부분이 없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국내 심리스 수출 기업으로는 독보적입니다.

본인의 주된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본인의 핵심역량 )

저희 회사의 심리스 기술은 심리스의 역사와 함께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가 처음 미국에서 소개 받았을 때도 바이어들은 심리스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당시 특이하고 차별화된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작한지 10년이 지나도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았고 해외 브랜드들이 일부 스타일에 심리스 제품을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심리스 의류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증가하여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고, 브랜드에서도 필수 구성으로 넣어야 하는 시장이 오면서 저희 회사가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심리스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는 많지 않고 시장도 그리 크지 않아서 바이어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소수의 우량 기업과 거래를 하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저희 회사는 심리스 제품을 공급하는 한국 기업으로 거의 유일합니다. 수요가 확대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심리스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한정된 시장 안에서 준비되지 않은 투자는 결국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었겠죠. 저희 회사의 경쟁력은 시장의 변화에 편승하기 보다는 하나의 아이템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스 원단은 일반 원단과는 달리 관리해 주어야 하는 사항들이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편직 상태에서 사이즈 스펙과 디자인이 결정되기에 샘플 단계부터 완성품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 부분을 초기에 관리해 주어야 합니다. 충분한 경험이 없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사전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정말 쉽지 않은 아이템입니다.

심리즈 제품은 장점도 있지만 너무 편해서 잡아주는 역할을 잘 하지 못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바이어와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심리스 생산 전경

업무 중에 직면한 기억 남는 문제점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해결 했나요. 그리고 결과는 어떠했나요?

안일함이 위기를 가져온다고 생각해요. 가장 편할 때가 문제죠.

과거 운이 좋아 다년간 지속적으로 납품이 가능한 바이어가 있었습니다. 꾸준히 오더가 들어오니 특별히 신규바이어를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죠. 갑자기 바이어 측에서 오더를 끊었습니다. 사유는 오랫동안 해서 새로운 것을 하고 싶다는 이유였죠.

이후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아이템을 시도해보고 신규 시장도 개척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기업 경영 뿐 아니라 모든 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정화 단계에서의 안일함은 닥쳐올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매우 상식적인 말이지만 실제 상황에서 막상 겪게 되면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소위 경영에서 말하는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지는 않습니다. 경영의 최선은 진정성 있게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성은 제 입장 중심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와 바이어의 입장도 함께 고려하는 자세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바이어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고 실제 진행되고 있는 오더 현황에 대한 솔직한 정보 공유와 적극적인 문제해결에 있습니다. 즉 팔릴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제품을 캔슬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바이어에게 거꾸로 현황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을 가져옵니다.

결국 결과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진정성 있는 자세는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인 듯 합니다

직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방법은 ( 슬기로운 직장생활이란 ? )

인정받는 방법은 사장처럼 일하면 되는데 저는 솔직히 그 말을 직원들에게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은 어떤 누구도 실제 사장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겠죠.

하지만 그렇게 일해야 인정받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장처럼 일한다는 의미는 사장은 아니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것입니다. 저도 직장생활을 할 때 그런 마음가짐으로 생활해서 지금처럼 사업도 하고 일도 제대로 배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장처럼 일하면 스스로 얻는 것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감정소모가 심하지 않고 일에 지치지 않습니다. 실력도 향상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은 모든 직원이 하나같이 사장처럼 일한다면 정말 회사가 발전할까요? 저의 관점에서는 회사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존중되어야 시너지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책임감과 당당한 자세는 모든 직원들이 갖추었으면 합니다.

솔직히 저는 직원들이 불행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의 맡은 일에 대해서 열심히 일하면 인정받는 조직 문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싶습니다.

미래에 본인의 직무는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예측하시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항상 고민되는 질문이지만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들을 제 비즈니스에도 도입하고 싶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의.식.주는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고 그 중 의류는 생산 설비의 변화, 근로자 수요 문제 및 환경적인 규제 변화가 예상됩니다.

현재 일할 사람도 부족하고 지속적인 임금 상승으로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이러한 상황은 20년 넘게 지속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해결방안을 찾았고 또한 현재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섬유업계는 4차 산업혁명과 발맞추어 단순한 작업들을 자동화시키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완전 자동화는 어렵지만 실현 가능한 일부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업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을 경영활동에 도입하며, 특히 심리스 원단의 장점을 최대화하고 단점을 보강하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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