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신영의 ‘방황하는 청년들의 취업이야기'] 자신의 ‘끼’를 ‘빽’으로

박신영 전문위원 승인 2024.11.30 21:34 | 최종 수정 2024.12.08 22:13 의견 0

H는 한때 연기자가 되고자 무용을 전공했던 만능 ‘끼’ 부자였다.

그런 그가 ‘‘끼’를 ‘빽’ 삼아 유튜브 영상 PD가 되었다.

즉 무대 위가 아닌 무대 아래의 직업으로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오랜만의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응해준 H.

자신감 있는 미소와 겸손한 태도는 상대방을 늘 기분 좋게 만든다.

무용 전공자가 영상 PD로 진로를 바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사실 코로나로 인해 예술계가 많이 침체되었고, 많은 예술인이 진로를 변경하던 시기였죠. 저 또한 그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뭘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평소에 영상과 사진을 좋아했던 저는 ‘기록을 남긴다는 것 자체에 대한 취향’ 때문인지 영상 관련해서 저만의 확신이 있었어요. ‘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코로나로 인해 영상 콘텐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목격하면서 ‘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하고, 전문 직업으로 삼고자 ‘제로베이스 영상 제작 스쿨’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죠.”

사실 코로나-19로 인해 H처럼 진로를 바꾸는 사례는 정말 많았다.

우리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때와 장소에서 일어난다.

만일 코로나-19가 없었다면 연기자 또는 무용가 같은 예술인이 되었을까요?

“사실 예술을 계속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예술이라는 것 자체는 취미로 언제든지 제가 마음만 먹으면 친구들과 무대나 공연을 충분히 준비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새로 선택한 PD라는 직업이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획이 너무 좋아요. 제가 기획한 대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는 부분이 너무 잘 맞아요. 그리고, 촬영 및 편집을 전반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다는 것도 제 성격과 잘 맞아요.”

부트 캠프 우수 수강생으로 뽑힌 이유는?

“솔직히 말하면, 스스로 영상에 대한 확신, 영상에 대한 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디자인 쪽을 보는 시선도 남들과 달라서인지 자신감도 있었고요.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경쟁심’도 있어 치열하게 준비했던 것 같아요. 일단 이기고 보자는 타입인 거죠.”

타고난 재능이라는 말이 있다.

요즘은 공부도 성실함도 재능이라 부른다.

즉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취업시장에서는 경쟁심도 재능이 되어버렸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 및 직무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3YC는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모기업인 MCN,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연예 기획사입니다.

저는 예전 걸그룹 W의 멤버인 A 아티스트 채널 담당 영상 PD입니다. 기획, 촬영, 편집을 직접 진행하며, 현재 이 채널에는 5명의 PD가 배정되어 있습니다. 많은 채널을 수용하기보다는 회사에 도움이 되는 채널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포화되어가는 유튜브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죠.”

커리어 전환을 하고자 하는 비전공자 수강생들에게 한마디?

“사실 ‘빨리 취업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준비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약간 조금 모순일 수도 있는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가 가장 중요해요. 사실 영상 쪽이 특히 그런 분들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취업해야 되는데 뭐 하지 하다가 영상 좀 편집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러고 시작하다가 포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사실 현업에서는 편집 능력이 그렇게 크게 작용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진짜 진심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봐야 해요”

어려운 취업시장에서 방황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취업이 매우 어려운 시장은 맞아요. 취업과정에서 수없이 떨어지고, 붙을 줄 알았는데 안되는 경험을 하다 보면 힘들어 포기하는 상황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불합격하면 받는 메일에 쓰여있는 ‘역량이 부족해서 모시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와 맞지 않는 것 같아 못 모셨다’는 내용이 맞는 것 같아요.

즉, 부족해서 떨어졌다기보다는 ‘자신과 잘 맞는 그리고 잘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분명히 있다’라는 생각으로 찾다 보면 반드시 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불합격이 부족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면접장에 가는 것 자체가 평가대상자가 되는 것이므로 그 자체로도 훌륭한 것이다.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소수 인원을 뽑기에 무엇인가 하나 더 준비된 분이 선택되는 것이다.

H는 이제 본인만의 ‘팟캐스트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목표는 아티스트 팬들이 좋아할 만한 기획!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진화한 것처럼,

‘보는 유튜브에서 듣는 유튜브’로의 새로운 포맷을 기대해 본다.

Tell Me Your Color!

글. 박신영

<필자소개>

현) 데이원컴퍼니 커리어 전문위원 _ 커리어코칭 및 컨설팅
현) 바른채용진흥원 센터장 _ 전문면접관
전) 커리어케어 이사 _ 미디어/소비재 컨설턴트
서강대 언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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