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무 환경이 직원 업무 생산성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보고서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가 2014년도 공개한 칸막이 없는 사무 공간은 IT 기업이 쫓아가야 할 공간혁신으로 회자되었습니다. 칸막이를 없애 직원들 간의 소통을 좀더 원활하게 하여 업무 생산성을 늘리자는 취지인데 오히려 업무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공간은 업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데요. 업무를 효과적으로 잘 하려면 어떠한 공간과 환경을 구성해야 할까요?
우선 조직이 아닌 개인으로 볼 때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의자'가 중요합니다. 근래에는 IT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의자가 별도로 있듯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장시간 앉아있어도 피로가 덜한 의자 이어야 합니다. 또한 책상도 앉아서 일하거나 서서 일할 수 있게 높이 조절이 된다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조명'이 중요합니다. 인체에 가장 좋은 빛은 자연광이라고 하는데요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빛은 인체에도 유익한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과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미국 수면학회 학술지 JCSM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창문 없는 사무실에서 근무한 직장인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수면 퀄리티가 창문이 있는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연광이 최대한 들어올 수 있고 창 밖의 풍경도 볼 수 있는 사무실에 근무하고 계신가요?
사무 공간에 책상과 의자, 창만이 있으면 뭔가 심심 한데요 '식물'이 있어야 합니다. 초록빛 식물을 바라보면 저절로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어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식물은 공기를 정화시키고 가습기 역할까지도 하기에 가꾸는 수고가 있어야 하지만 ‘필수템’이라 할 수 있겠죠.
사무실은 '휴식공간'도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은 휴식 공간에 커피 머신은 기본이고 게임기, 당구대, 혹은 간단한 스낵류도 비치해 놓습니다. 사내에 휴식 공간을 할애할 수 없는 소기업은 회사 주변 카페와 제휴를 맺기도 합니다.
이제 조직적 측면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사무 환경에 대해서 논하자면 일하는 공간은 경영철학을 담는 그릇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경영철학이 사무 환경에 녹아 들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근무 혹은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늘어났습니다. 재택근무의 효율성에 대해서 찬반논란이 있었지만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리적인 공간 외에 가상의 사무공간이 하나 더 생기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직접 구축했고 일하는 방식도 바꾸었습니다. 재택근무의 효과성은 원격 근무의 가능성으로 까지 확대 되었고 집에서 가까운 지점을 선택하여 근무할 수 있는 기업도 생겨났습니다.
직장 구성원 간의 협업을 위한 효율적인 공간 구성은 기업 현황에 맞게 진행해야 하기에 회사 경영철학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모 온라인 쇼핑몰 기업은 임원실이 없습니다. CEO도 일반 사원 옆자리에 앉습니다. 임원실이 없어 임원들이 불편한 점도 있지만 장점이 더 많다고 합니다. 업무 현안이 열린 공간에서 공개되어 있어서 보다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물리적인 벽이 없기에 직원들과 격이 없는 대화도 가능합니다. 일반 직원들은 임원이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다는 점이 초기에 불편했지만 의사결정의 신속함과 투명한 업무 프로세스가 확립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오히려 임원이 자리에 없으면 불편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온라인 쇼핑몰 기업은 임원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임원 승진과 함께 주어지는 임원실은 일반 직원과는 차별화되는 보상 성격이 강해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기업에서 임원은 군대에서 별을 다는 것과 같아서 수 많은 혜택이 따라옵니다. 임원이 단지 높은 연봉에 따른 무거운 책임만 있다면 조직 내에서 성장하려는 직원이 줄어들 것입니다.
비단 임원실 뿐 아니라 회의실에 의자를 없애거나 IT 기업처럼 칸막이를 없애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본사가 없이 오직 재택근무 직원만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없애서 슬림화 간소화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무조건 빼기만 하는 것도 능사는 아닌 듯 합니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사무실에 편안함과 건강함을 갖추었다면 조직적인 관점은 접근성, 때론 독립성이 유지되어야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사무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머스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