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트 시네 : 영화이야기 ] 일상의 문득... 아! 그 영화에서도 이런 ...!!! ‘원더 (2017)’

Captain keating 승인 2023.08.04 15:23 의견 0

얼마 전 딸내미가 잔뜩 찡그린 얼굴로 집에 왔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선생님도 싫고 친구들도 싫다며 학교를 안가겠단다....학교에 물어보니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었는데....내가 어릴적엔 학교를 안가겠다는 말은 상상도 못했는데 요즘 초등생들은 개근상이 뭔지도 모르는 세상이 와버렸으니.....!!!

하여튼, 담임 선생님과 와이프의 합동작전으로 어르고 달래서 다행히 잘 마무리 되었다. 딸내미 하나 키우는게 이렇게 힘들 줄은.......!!!! 이렇게 자녀교육에 지칠 때 내게 큰 힐링이 되어준 ‘원더(2017)’라는 영화가 문득 떠올랐다.

이 작품은 아동동화작가 RJ.팔리시오의 베스트셀러 소설 ‘아름다운 아이’를 원작으로 아동작가 출신 크로브스키가 감독을 맡으며 제작되었는데. 두 아동작가의 콜라보가 영화의 완성도를 한껏 높여준다.

영화는 미국의 어느 평범한 가정에 안면기형 장애(트레처 콜린스 증후군)를 가진 어기풀먼 태어나고 어기가 10살이 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10살이긴 하지만 어기는 아직까지 학교에 가지 못했다. 수많은(27번)수술을 받아야했던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기의 외모가 아직은 좀 많이....... 그래도 엄마(줄리아로버츠)의 헌신적인 홈스쿨링을 잘 견뎌왔기에 학습진도는 또래 보다 앞서면 앞섰지 결코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10살 아들에게 공부 외에 정말 다른 많은 경험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엄마(줄리아로버츠)는 어렵게 일반학교 진학을 결정한다.....

첫 수업 전 학교를 둘러보며 학교에 대해 소개해주는 견학시간.....잔뜩 긴장한 어기 그런 어기를 대하는 친구들....언제나 그렇듯 좋은 친구가 있으면 그 반대로 나쁜 친구도 있는 법...

시작부터 괴롭힘의 전조를 보이는 줄리안....이 녀석은 끝까지.....는......아니고...나중에 조금.....!!!!!

그렇게 마음 졸이는 학교생활은 시작되고....예상했겠지만 어기에게 선뜻 다가와 주는 친구는 없다...그러던 어느 과학시간 간단한 쪽지시험을 보게 되는데.....다행히 어기에게 과학은 가장 자신있고 좋아하는 과목....

그러나 옆에 앉은 잭윌은 그렇지 않다. 침울해 하는 잭에게 어기가 자신의 답안지를 슬쩍 보여주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둘은 친구사이로 발전한다. 난생 처음 사귀어보는 친구....어기에겐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

이를 바라보는 어기의 가족들도 기쁜 마음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이렇게 행복한 시간만 계속 됬으면 좋으련만... 사건은 할로윈데이에 터지고 만다....할로윈데이는 어기에게 일년에 한번 남들과 똑같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유일한 날이다...이날도 어김없이 스크림 분장을 하고 한껏 들뜬 마음에 학교로 향한다...하지만 교실에서 자신에 대한 친구들 사이에 대화를 듣게 되는데...... 분장 탓에 바로 뒤에 서있던 어기의 존재를 모르는 잭은 장난스런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게 어기의 얼굴에 대해 하지 말아야 될 말을 하고 만다....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친구로만 알았던 잭이었기에 그 충격과 실망감은 어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고 만다.

이를 알리없는 잭은 자신을 갑자기 멀리하는 어기의 낮선 반응에 어쩔 줄을 모르고....이때 구세주가 하나 등장하는데 그건 바로 같은반 친구 썸머라는 여자아이....썸머를 통해서 자신의 실수를 알게되고 이를 되돌리려 노력하는 잭.....어른들 같으면 용서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이 통해서 였을까 둘의 관계는 다시 과거 이상으로 더 돈독해진다.

이를 계기로 어기 주변에는 친구들이 늘어난다.....이렇게 평화롭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중....!!! 한명씪은 꼭 있다....항상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녀석들....이 영화에선 같은반 남학생 줄이안이 그렇다....자신보다 어기에게 친구들이 더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한 줄리안은 어기에게 항상 못되게 굴고 이런 잘못된 줄리언의 행동들은 오래지 않아 담임 선생님께 발각되고 만다.

영화 첫 등장때 부터 내가 맘에 들어 했던 교장 투쉬만은 엮시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교장실에 모인 줄리안과 그의 부모들.....줄이안의 엄마는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감싸려고만 하고 급기야 아빠라는 사람은 이사회의 지인이 많다고 교장을 협박까지 한다....이에 전혀 흔들림 없는 교장선생님의 통쾌한 일침....결국 줄리안은 몇일의 정학처분과 학기의 가장 큰 행사인 수학여행에 참가하지 못하는 벌을 받게된다....그래도 이녀석..... 끝까지 나쁜놈은 아니었다....침울하게 교장실을 나오는 줄리안......그리고 교장선생님께 부탁한다.....어기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고.......!!!!!

그렇게 고대하던 수학여행은 시작되고....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중 영화감상 시간에 몰래 빠져나온 어기와 잭은 숲속에서 불량스럽게 보이는 다른 학교 상급생들과 마주치게 되는데, 그들이 어기의 외모를 노골적으로 비하하자 발끈한 잭은 몸싸움을 하게 되고...덩치가 훨씬 큰 그들과의 싸움은 당연히 그들의 승리로 끝나는가 싶던 찰나....갑자기 나타난 어기의 친구들....수적인 우세를 앞세워 그놈들을 제압하고 빠져 나오는데 성공한다....그렇게 그들을 따돌리고 한적한 호숫가에서 어기는 기쁨 아니면 그동안 참아왔던 서러움 때문지 알수 없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린다. 그리고 그 눈물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듯 친구들은 어기를 따뜻하게 다독여준다.

이렇게 다사다난했던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졸업식 날. 학생들의 축가가 끝나고 최우수학생상을 발표하는 시간....예상했겠지만 역시 수상자는 어기....어기의 이름이 호명될 때 그 감동이란.....그동안 학교생활에 불안해 했던 어기의 가족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기의 친구들까지 환호하는 이 마지막 장면.....내가 갱년기라 그런지 이 장면에서 눈물이 주르륵...아마도 또래의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이 장면에선 눈물을 참지 못할 듯...

이 작품은 어기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어기의 주변인들의 이야기도 디테일하게 하나하나 그려낸다.

동생에게만 치우친 관심에 힘들어하지만 어기를 너무 사랑하는 누나 비아의 이야기.

힘들어도 잘 이겨내는 비아의 가족을 부러워하는 비아 친구 미란다 그리고 어기를 만나기전 잭의 숨은 뒷이야기까지....

스토리만으로도 빈틈이 없는 작품이지만 여기에 베테랑 배우들의 눈부신 연기까지.....

어기를 일반학교에 보내면서 초조하고 불안하지만 그 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엄마역의 줄리아로버츠의 연기는 ‘프리티우먼’의 신데렐라 모습을 전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보는 이들의 눈물을 훔치기에 완벽했고, 아빠역의 오웬윌슨은 자녀의 눈높이에서 소통하려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을 능청스럽고 코믹하게 너무나도 잘 소화했다.

이 영화가 실존인물을 소재로 했는지 아닌지 말들이 좀 있긴 한데 내가 최근에 접한 정보로는 실존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는 아니고 원작소설의 출판 이후 어기와 비슷한 삶은 살아온 나다니엘이란 소년이 화제가 되긴 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실화이건 아니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누가 감상하던 감동받기에 충분하고, 특히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한번쯤 꼭 감상하길 강력히 추천한다(생각보다 많이 울 수 있으니 화장기 없는 생얼로 감상 요망).......!!!!!!

글 : Captain keating

<필자소개>

재미있는 영화를 감상할때 가장 행복한 국내 은행 재직중인 평범한 아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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