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인재를 원한다. 인재를 채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취업 포탈에 채용 공고를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지원자가 많지 않거나 원하는 경력자들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채용담당자들이 많다. 공고의 노출도가 문제가 아닐까 생각하여 프리미엄급도 써보고 재진행도 해보지만 결과는 매한지다. 무엇이 문제일까?
채용 공고는 보통 간략한 기업소개와 함께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의 주요업무와 필요역량, 우대사항 마지막으로 복리후생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기업에서는 충분히 지원자들에게 포지션에 대한 정보를 매력적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부족하다. 문제는 공고에 올리기 어려운 중요한 정보가 지원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 채용공고에서 공개하기 힘든 정보란 과연 무엇이고 그 정보들은 경력자들에게 어떤 작용을 할까?
중요한 정보 중의 하나가 연봉이다.
연봉 정보를 공개하지 못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변동성과 내부 조율에 있다. 변동성이란 합격자의 경력과 역량 및 기존에 받고 있는 연봉 수준에 따라서 입사 전에 연봉 협상을 하기에 고정적일 수 없다. 그리고 내부 조율이라 함은 해당 조직구성원들 마다 각기 다른 연봉을 받고 있어 만일 제안 가능한 연봉 수준을 공개한다면 내부적인 혼선을 야기시킬 수 있다. (경력자들은 본인이 받고 있는 연봉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 기업에 지원하면 원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나요?”, “거기는 연봉수준이 높지 않다고 들었는데 그게 맞나요?”라고 묻는 경력자가 있다면 해당 산업에 전문성을 갖춘 헤드헌터에게 물어보거나 지인들을 통하면 얼추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연봉정보를 알게 되면 원하는 인재가 지원을 할까?
연봉 수준이 업계 평균보다 낮은 기업에서 기획팀장을 찾았다.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해당 기업에 대한 평판이 있어 적합한 경력자가 지원하지 않았고 결국 몇 군데 헤드헌팅 기업에 의뢰했다. 채용담당자는 지원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연봉의 상한선을 알려주었고 헤드헌터는 그 범위 내에서 업계 경력자들에게 포지션을 제안했다.
팀장이라는 직책은 생각보다 후보자의 범위가 넓다. 현재 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경력자는 당연히 수행 능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이직을 통해 팀장이 되고 싶어 하는 나름 역량있는 경력자도 후보자에 포함된다. 이미 팀장이라면 일종의 수평 이동을 해야 하는데 나름 선택 요소는 연봉이 될 것이고 팀장이 아니라면 직책과 연봉 모두를 추구할 것이다.
필자는 업계에서 나름 실력이 있다는 A팀장에게 제안을 했고 이미 다른 헤드헌터에게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본인이 희망연봉을 제시하자 그 헤드헌터는 해당 기업에서는 그 정도까지 줄 수 없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고 했다.
연봉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변동성과 내부조율에 영향을 받는데 인사팀에서 받는 연봉정보는 내부조율에 신경을 쓴다. 연차에 비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경력자를 채용했을 경우 향후 조직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고 해당 경력자의 안착을 위해서 차기 연도 평가,보상 수준도 재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A팀장에게 연봉은 향후 조율이 가능하니 지원할 의사가 있다면 진행을 해보자고 설득했고 이후 인사팀에 추천서를 제출했다. 어떻게 조율이 가능할까?
이유는 채용결정권자인 임원 및 대표는 뛰어난 인재에 대한 욕심이 많기 때문이다. 연봉 테이블을 뒤흔들 정도의 고액연봉자를 무리하게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연봉 상한선은 언제든 깨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정보는 연봉 그 자체가 아니라 인재에 대한 결정권자의 의지이다.
여러 번의 면접 및 평판조회를 거쳐 A팀장은 최종 합격했고 본인의 희망연봉에 대해서 인사팀과 팽팽하고 지리한 협상을 해야 했지만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얻었다.
둘째로 조직관련 사항이다.
조직은 유기체와 같아서 항시 변화한다. 조직의 변화는 승진 인사 및 조직개편과 같이 내부 의지에 따라서 변화하기도 하지만 구성원의 갑작스러운 결원 혹은 퇴사와 예측불가한 시장변화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채용이 필요한 경우는 대표적으로 결원에 따른 대체 충원과 조직규모 확대에 따른 추가 충원, 신사업 전개로 인한 신규충원이 있다.
이중에서 힘든 채용 건은 대체 충원의 건이다. 조직확대 및 신사업 채용은 긍정적인 요인이 많지만 대체 충원은 부정적인 상황들이 도사리고 있다.
대체 충원 건이라고 얘기하면 지원자들 대부분은 전임자가 현재 근무 중인지 어떤 사유로 그만두었는지 확인한다. 해당 포지션의 경력자가 오랫동안 근무한 후 이직하려 하거나 혹은 했다면 지원할 확률이 높지만, 짧은 기간에 그만두려 하거나 공석이면 지원을 망설이고 보다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려 한다.
아래와 같은 상황 하의 포지션은 기업에서 공고를 내거나 헤드헌팅 회사에 의뢰하기 전에 내부적인 협의를 통해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업계 평판이 안 좋은 리더와 함께 일하는 포지션
- 업무의 범위는 넓지만 팀원 없이 혼자 일해야 하는 포지션.
- 내부 인원으로 대체가 가능한 포지션
이 외에도 다양한 상황들이 있지만, 문제는 누군가 공석을 메우지 않으면 조직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구멍이 뚫린 곳을 메우면 원래의 기능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약해진 곳은 다시 뚫어질 확률이 높다. 왜 약해졌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해야 보다 튼튼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앞서 예를 든 사례처럼 연봉 수준의 한계를 규정짓고 채용전략을 짜거나 조직 내부의 체질 개선이 없이 적임자만 찾는다면 시간 및 물적 비용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채용 브랜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채용브랜드란 기업의 채용 프로세스 전반을 브랜딩하여 잠재적인 후보자에게 좋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 종국에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 마케팅의 일환으로 채용브랜드가 강한 기업은 앞선 언급한 급여와 조직에 대한 인식이 후보자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어 지원율이 높다.
우수한 인재를 통해 기업의 목표를 달성하고 장기적인 인적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려면 탄탄한 조직체계 및 문화를 기반으로 다양한 채용방식을 활용하여 대외적으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일 것이다.
글 : 박지순
[필자소개]
머스트뉴스의 발행인이자 헤드헌팅 기업 골든에이지의 대표로 머스트뉴스를 통해 직업정보 및 CEO, 전문가들의 직업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골든에이지의 헤드헌터로서 기업에 우수한 인재를 연결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저서 : 이직학개론 ( 2024 / 비네트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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