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없는 기업에게 지속가능성은 사치다"

요즘 대기업들이 '인재 사냥꾼(TA, Talent Acquisition)'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특정 분야 우수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타사도 원하기 때문이다. 한 눈에 '이 사람이 인재다!' 알아채기도 어렵고, 이미 현 직장에서 충분한 대우를 받고 있어 이직 의사가 크지 않은 경우도 많다. 그래서 기업들은 '은밀히 접근'해서라도 핵심 인재를 영입하려 한다.

하지만 이런 치열한 인재 확보 경쟁이 중소기업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단순히 "우리도 돈을 더 줘야 한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가 일터에서 추구하는 가치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는 신호다.

Z세대의 새로운 일자리 기준

Z세대(1997~2012년생)는 태어날 때부터 단 한 번도 경제 호황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이 일상이 되었고,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까지 겪으며 '불안'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자랐다. 취업난은 심화되고, 어렵게 입사해도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국민연금 고갈 우려까지 더해져 '셀프 부양'을 각오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런 우울한 현실 속에서도 Z세대가 보여주는 특별한 현상이 있다. 바로 '포지티브 모멘텀'이다. 불안에도 불구하고 긍정의 언어로 현실에 대처하려는 Z세대만의 생존법을 뜻한다. 좌절이나 자조에 빠지는 대신, 적극적으로 긍정적 마인드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이다.

'럭키비키'(행운을 뜻하는 Lucky와 장원영의 영어 이름 Vicky를 합친 말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표현)나 '행집욕부'(행복에 집중하기, 욕심부리지 않기의 줄임말로 스스로를 격려하는 긍정 주문)같은 표현이 유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빠르게 기분을 환기하고, '펠리컨적 사고'(펠리컨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처럼 결과를 떠나 일단 시도해보자는 마음가짐)로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세대가 일자리를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월급만이 아니다. 오히려 '이 회사에서 나는 성장할 수 있을까?', '이 일이 의미가 있을까?', '이 회사가 지속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전통적인 '평생 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이들은 자신만의 지속가능한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는 토양을 찾고 있다.

눈높이 차이, 기회로 만들기

많은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요즘 젊은 사람들은 눈높이가 너무 높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이 '눈높이 차이'야말로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기회다.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높은 눈높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높은 연봉이 아니라 성장 기회, 의미 있는 일, 수평적 소통, 투명한 조직 문화, 일과 삶의 균형 등이다. 이 중 상당 부분은 큰 예산 없이도 중소기업이 오히려 대기업보다 더 잘 제공할 수 있는 영역들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는 한 개인이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기 어렵지만, 중소기업에서는 개별 직원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회사 전체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임팩트'야말로 젊은 세대가 갈망하는 핵심 가치 중 하나다.

<ChatGPT 생성이미지>

지속가능한 조직 문화로 인재 자석 만들기

중소기업이 젊은 인재를 확보하려면 단순히 '좋은 직장'이 아닌 '지속가능한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세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첫째, 환경적 지속가능성

거창한 친환경 투자가 아니어도 된다. 사무실 내 재활용 분리수거 체계 구축, 디지털 전환을 통한 종이 절약, 대중교통 이용 장려 등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 중요한 것은 젊은 직원들과 함께 이런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들에게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환경을 생각한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둘째, 사회적 지속가능성

직원들의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라. 교육비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 사내 스터디 지원 등은 큰 비용 없이도 가능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작은 조직 구조는 개별 직원의 성장을 더 세밀하게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연근무제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지원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복지'로 접근하지 말고, '직원들이 지속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라.

셋째, 경영의 지속가능성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어라. 젊은 직원들의 의견을 정기적으로 듣고, 승진과 보상에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라. 무엇보다 회사의 비전과 미래 계획을 투명하게 공유하라. 이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5년, 10년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진정성이 최고의 경쟁력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인재 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는 '진정성'이다. 화려한 복지나 높은 연봉으로는 대기업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경영진이 직원 개개인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그들의 성장을 진심으로 지원하는 문화는 대기업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중소기업만의 강점이다.

실제로 성공한 기업들의 인재 확보 전략을 보면, 심리 검사, 집단 토론, 업무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를 면밀히 선별한다. 채용 인터뷰도 여러 차례에 걸쳐 실시하며, 채용 담당자뿐만 아니라 실무진, 동료들까지 참여시켜 신중하게 결정한다.

중소기업도 이런 '엄격한 선별'을 할 수 있다. 오히려 작은 조직이기에 더 신중하게, 더 깊이 있게 지원자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인재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회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내일의 경쟁력, 오늘 투자하라

인재 확보는 비용이 아닌 투자다. 특히 젊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지금이야말로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인재 확보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때다. 월급만 높여주면 인재가 올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고 싶다면, 먼저 지속가능한 가치를 추구하는 젊은 인재들을 확보하라. 그들이 바로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인재가 곧 경쟁력인 시대, 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지속가능경영의 출발점이다.

[ 필자소개 ]

심준규. 경영학박사. 더솔루션컴퍼니비 대표. <그린북 : ESG로 성과내는 사람들>, <실천으로 완성하는 ESG 전략> 저자. 기업의 ESG 역량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ESG경영컨설팅을 하고 있다.